높이 1.25m. 1909년경주 서쪽의 송화산 기슭에 위치한 김유신의 재실(齋室) 금산재(金山齋)에서 발견되었다. 양팔과 머리 부분이 잘려 나가고 화강암의 석질도 연하여 구멍이 많고 마멸이 심한 편이다.
상체는 나형(裸形)이며 몸을 약간 앞으로 숙이고 허리는 가늘게 표현되었다. 오른쪽 무릎 위에 걸쳤던 오른쪽 팔꿈치 부위와 왼쪽 발목을 잡고 있는 왼손 일부가 남아 있어 반가사유의 자세를 이루었던 신체 구조를 엿볼 수 있다.
목에는 단순한 형태의 넓고 둥근 목걸이를 걸쳤다. 왼쪽 어깨 부분에는 보발(寶髮)의 일부가, 왼쪽 손목에는 팔찌의 흔적이 남아 있다.
허리에 돌린 군의(裙衣)의 띠는 두툼하게 조출하여 상체와 1단의 층을 이루었다. 오른발은 곧게 내린 왼쪽 무릎 위에 얹어 반가좌의 좌세(坐勢)를 이루었다. 반가한 오른쪽 무릎 밑에는 반가사유상에서만 볼 수 있는 군의 자락 받침이 삼각형으로 돌출되어 있다.
하체에 걸친 군의는 두꺼워 두 다리가 풍만해 보이며, 따라서 상 전체에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옷주름은 모두 얕은 이중의 선각으로 간략화되었다.
이러한 군의 자락은 대좌 전면과 좌우 측면을 감싸며 조용히 흘러내렸는데, 그 추상적 표현으로 인하여 평면적인 느낌을 들게 한다. 군의 자락에는 또한 장식성이 더해져 있다.
앞면은 오른쪽 다리를 받치며 마무리된 부분과 대좌를 감싸 내린 부분으로 이중의 옷주름 자락이 표현되었다. 좌우 측면은 세로로 중첩되었다.
그리고 끝단이 Ω자형으로 마무리된 부분과 투박하면서도 긴 장식띠[結帶] 부분으로 질서 있게 정돈되었다. 좌우 측면의 장식띠 위아래에는 영락(瓔珞) 장식이 새겨져 있다.
왼발이 얹힌 족좌(足座)는 볼륨이 강한 단판복련좌(單瓣覆蓮座)이다. 대좌는 원통형으로 신체에 비하여 높고, 위로 갈수록 좁아져 허리 부분이 잘록하다. 그리고 아랫부분에 한 줄 음각선이 돌려진 외에는 장식이 없는 간단한 형식이다.
뒷면의 옷주름은 어깨 부분에서 간단한 선각을 좌우대칭적으로 표현하여 좌우 측면의 추상적인 옷주름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원각(圓刻)으로 된 대형의 석조반가사유상은 현존 예가 매우 드물다. 이밖에는 경상북도 봉화군 물야리에서 출토된 반가사유상(경북대학교 소장)이 있을 뿐이다.
이 석상은 봉화반가사유상에 비하여 고식(古式)을 띠고 있고, 양식적으로 1962년 국보로 지정된 금동미륵보살반가상과 비교할 수 있다. 조성 시기는 7세기 초로 추정된다.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되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