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1939년 「국경(國境)」으로 데뷔하였으며, 「수업료」는 나운규(羅雲奎)의 「아리랑」, 이규환(李圭煥)의 「임자 없는 나룻배」에 잇는 일제시대 한국영화의 리얼리즘 계열의 가작이라 할 수 있다.
원작은 당시 경성일보사(京城日報社)에서 모집한 전국아동작문의 입선작인 우수영(禹壽榮)의 「수업료」이다. 일본인 시나리오작가 야스미(八住利雄)가 각색하고 극작가 유치진(柳致眞)이 다시 대사를 고쳤으며 최종적으로 최인규가 손질하였다. 이러한 시나리오작업에서도 볼 수 있듯이 극적 짜임새나 대사의 자연스러움에 있어 우리 영화의 수준을 높여준 작품이다.
내용은 수업료를 못내는 어린 학생이 빚쟁이의 독촉을 받으면서 행상을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걱정한다는 지극히 소박한 일상생활의 일면을 그린 것이다. 즉 흥미 위주의 줄거리를 꾸미지 않고 현실생활을 소재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할 수 있다.
소박한 일상생활의 단면, 1940년대 한국인의 생활과 비참한 현실이 어린이의 눈을 통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으며 뼈아픈 어두운 현실을 서정적 영상으로 포착하고 있다.
또한 일제시대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비록 감상적인 서정성으로 포장되기는 하였지만, 현실의 리얼한 영상을 화면에 담으려 함으로써 한국영화의 리얼리즘의 싹을 트게 했다고 할 수 있다.
복혜숙(卜惠淑)·김신재(金信哉)·문예봉(文藝峰)·김영옥(金英玉) 등이 출연하였다. 리얼리즘의 영상이 추구됨으로써 연기면에서도 신파조의 과장된 연기가 지양되고 자연스러운 새로운 연기가 도입되었으며, 특히 김신재·김영옥 등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높이 평가되었다. 1940년 고려영화협회(高麗映畫協會)에서 제작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