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여래는 보통 동방의 부처님을 말한다. 당우 내에는 약사여래를 중심으로 좌우에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을 협시로 봉안한다. 약사여래는 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 하는데, 동방정유리세계(淨瑠璃世界)에 거주하면서 모든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재화를 소멸시키며 원만행(圓滿行)을 닦게끔 하여 무상보리(無上菩提)의 묘과(妙果)를 증득하게 하는 부처이다. 지금의 ‘의사와 약사’에서의 ‘약사’도 약사여래에서 온 말이다.
약사여래는 과거세에 약왕(藥王)이라는 이름의 보살로 수행하면서 중생의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킨다는 십이 대원(十二大願)을 내어 그 공덕으로 부처가 되었으며, 중생의 한량없는 고통을 없애 준다고 한다. 그의 이름을 외우고 가호(加護)를 빌면 모든 재액이 소멸되고 질병이 낫게 된다는 약사신앙은 일반 민중들 사이에서 강한 설득력과 호소력을 가진 것이었다. 그리하여 고대 우리나라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신앙 형태가 되어 대부분의 사찰에 약사전이 건립되었다.
백제시대에 조성된 태안 마애삼존불에서 약합을 들고 있는 왼쪽 부처를 가장 오래된 약사여래상으로 보기도 한다. 법당 내의 약사여래상은 보통 선정인(禪定印)을 취한 수인(手印) 위에 약합을 놓고 있는 경우가 많다. 후불탱화(後佛幀畵)로는 약사여래의 정토인 동방약사유리광회상도(東方藥師瑠璃光會上圖)가 봉안된다. 원래 이 탱화에는 약사삼존불과 호법신장(護法神將)인 12신장을 함께 묘사하나, 우리나라 약사전의 후불탱화는 호법신을 사천왕(四天王) 등으로 구성하고 있다.
약사전의 내부는 대웅전과 같이 닫집을 만들고, 천장은 우물천장으로 조성한다. 주위에는 돌아가면서 연꽃과 비천 등을 묘사하게 된다. 대표적인 국가유산으로는 1963년 보물로 지정된 인천광역시 강화군 길상면에 있는 전등사 약사전과 전라남도 순천시 송광면에 있는 송광사 약사전을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