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책. 목판본. 어제귀감(御製龜鑑) 또는 어제고금역대귀감(御製古今歷代龜鑑)이라고도 한다.
서문은 없으나 영조가 쓴 발문이 있다. 발문에 의하면 나라를 위해 고심한 결과, 종사(宗社)를 위한 공적(公的)인 마음으로 쓴 것이므로 후대의 왕들과 전·현직 대신들은 깊이 명심하라고 저술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그 내용을 보면 중국 역대 왕조와 우리 나라의 지나온 역사를 설명하면서 전대의 지나온 역사는 후왕의 귀감이 된다고 하였다.
또한 <상훈 常訓>에서 이르기를 “각 왕조의 흥망성쇠는 각 왕대를 이어가는 군주의 됨됨이에 있으므로 후왕들은 창업의 어려움을 항상 생각하고 후왕들에게 선계(善繼) 선술(善述)해 만년(萬年)을 이어나갈 결심을 해야 한다.”고 하였다.
옛날부터 고왕(古王)들이 후군(後君)에게 ‘무일(無逸 : 안일에 흐르지 않음)’이라는 가르침을 내렸으니 후군들은 성심자강(誠心自强)해 선업(先業)을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고 하였다.
지금 이 시점에서 왕 자신은 큰 업적을 세우지 못했을 망정 후손을 위해 1편(一篇)을 술(述)할 책임을 느끼고, 중국과 우리 나라의 역대(歷代)를 병거(竝擧), 본보기로 하고, 역대군주들의 창업의 당위성과 이를 이어오는 성현들의 업적을 찬양했다고 하였다.
아울러 하늘이 홍범(洪範) 1편을 내려 제왕의 명감(明鑑)이 되게 하였으니, 대도지리(大道至理)가 그 안에 있으므로 밤낮 일념으로 받들고 스승으로 삼아 자손에게 내린다고 하였다.
조선 왕조의 성립은 고려 왕조가 공민왕 때부터 기울어져갔기 때문에 천명이 조선으로 이미 기울어졌고, 이를 받들어 창업한 것이 당연하고 이 업적을 이어오는 후왕들은 만년을 이어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하였다.
그리고 그 바탕은 일심(一心)에 달렸으므로 정일심법(精一心法)을 후손들에게 전해 천백세(千百歲)에 내려가도록 하라는 내용이다.
제일 끝장에는 이 글을 받아 쓴 승정원도승지 구윤명(具允明)과 교정(校正)한 이조참의 조명정(趙明鼎)과 간인(看印)한 교서관교리 박창봉(朴昌鳳) 등의 이름이 있다. 이 책은 영조의 유교적인 정치윤리를 단적으로 나타내주는 자료라고 할 수 있다. 규장각도서 등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