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 1책. 목판본. 후손 동철(東喆)이 여기저기 흩어진 시문을 모아 편집, 간행하였다. 서문은 민병승(閔丙承)이, 발문은 손묵영(孫默永)이 붙였다. 전해오는 초고가 부족하여 내용은 빈약하나 개국 초기 유신(儒臣)들의 의식을 엿볼 수 있는 자료가 된다. 연세대학교 도서관, 고려대학교 도서관, |서울대학교 도서관, 성균관대학교 도서관에 있다.
상권에는 저자의 연보가 첫머리에 실렸고, 시 19수, 소(疏)·계(啓) 각 4편과 조선왕조실록에서 저자와 관련된 기록을 초(抄)하여 실어놓았다. 그리고 『국조방목(國朝榜目)』·『국조인물지(國朝人物志)』·『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 등에서 저자를 소개한 부분을 「습유(拾遺)」라 이름붙여 한군데 모아놓았다.
하권에는 이기희(李紀曦)가 쓴 행장과 묘지명·고묘문(告墓文)·묘도비명·지(識)·후지(後識) 등이 실려 있다. 개국왕조의 유신(儒臣)으로서 넘치는 기개는 여러 소에서 잘 보이는데, 이 중 「논이양우지죄소(論李良祐之罪疏)」에는 성리학 특유의 춘추사관(春秋史觀)이 엿보인다.
신하된 자의 죄가 불충보다 더한 것이 없는데, 이 불충은 두 마음을 품는 데에서 나온다 하고 그런 자들은 당(黨)을 지어 난신(亂臣)이 된다고 말하였다. 그래서 춘추의 법으로 난신을 없애고, 그 당 짓는 것을 다스려야 악인들이 설 자리가 없다고 하였다. 새로운 왕조의 기강을 바로잡으려는 의도가 뚜렷이 드러나 있는 글이다.
또 「청척불계(請斥佛啓)」에는 성리학의 철학을 왕조의 근간으로 삼고 여타의 사상적 혼란을 막으려는 유가적 논리가 분명히 나타나 있다. 체재가 완비된 문집이라고 할 수 없으나 조선 초기 유신들의 생각의 편린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