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권 1책. 목판본. 1926년 후손 진하(震河)가 편집, 간행하였다. 권두에 이우면(李愚冕)·이중균(李中均)의 서문이 있고, 권말에 홍재관(洪在寬)·이정규(李貞珪)의 발문이 있다. 규장각 도서·국립중앙도서관·연세대학교 도서관 등에 있다.
권1에 시 42수, 서(書) 16편, 소(疏) 1편, 잡저로 논(論) 2편, 설(說) 4편, 정사록후서, 만퇴상두산자술(晩退象頭山自述), 권2에 연보, 권3은 부록으로 저자의 행장·가장·묘갈명 등이 수록되어 있다.
소의 「서얼물서청직소(庶孽勿敍淸職疏)」는 언관(言官)으로 재직할 때 올린 것으로, 서자를 관직에 등용하지 말 것과 과부의 재가를 반대하는 내용이다.
잡저의 「치속론(治俗論)」은 저자의 완고한 유교주의적 이념을 잘 나타내주는 글로, 흐트러진 것과 구부러진 것이 이치와 곧바름을 이기지 못한다고 전제하면서, 진리가 끝내 진리로 밝혀지는 것을 해와 달이 구름에 가리우나 맑게 개면 환히 드러나고, 구슬이 진흙에 묻히나 닦아내면 그대로 구슬이 되는 것으로 비유하였다.
「만퇴상두산자술」과 같은 글에서는 경전의 여러 구절을 인용하면서 비천한 재주로 여러 요직을 맡아 남의 신하된 자로서 극진한 영화를 누렸음을 반성하고, 향리인 상두산으로 돌아가 소소한 만년을 보내겠음을 다짐하고 있다.
선비로서 출처(出處)를 분명히 하겠다는 유학자적 사고방식 위에 도잠(陶潛)과 같은 자연귀의 사상이 어우러져 있다. 분량은 적으나 조선 초기 새 왕조를 개척한 당대 지도자층의 의식을 살필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