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9월에 단성사(團成社)에서 개봉되었다. 작품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일제하에서 농토를 잃고 서울로 온 춘삼(나운규 분)과 그의 아내(김연실 분)가 어렵게 살아가던 중, 아내가 난산으로 갑자기 입원하게 된다.
수술비가 필요하게 된 춘삼은 도둑질을 하게 되고, 붙잡혀서 감옥에 가게 된다. 세월이 흘러 출옥한 춘삼은 아내가 이미 어떤 운전수와 결혼하였음을 알게 된다. 춘삼은 딸(문예봉 분)을 데리고 시골로 다시 내려가 시골의 강나루터에서 뱃사공으로 일한다.
딸은 어느새 처녀로 숙성하고, 가난한 가운데에서도 평화로운 부녀의 생활이 이어진다. 그러나 이러한 생활에도 새로운 파란이 닥쳐온다. 그 강나루에 철교가 생기게 된 것이다. 강 하구에 교각이 세워지고 교량이 날로 뻗어나간다. 더욱이 철교공사장의 젊은 기사(임운학 분)는 딸을 유혹하려 한다.
그러던 어느날, 기사가 딸을 강제로 강간하려는 것을 목격한 춘삼은 도끼로 그를 찍어 죽인다. 그리고 철교로 뛰어올라가 침목과 철도를 때려부순다. 이때 경적을 울리며 달려오는 기차에 치어 춘삼은 죽게 되고, 딸은 기사와 싸울 때 넘어진 등잔불로 인해 불붙은 집에서 타죽게 된다. 강나루 언덕 아래에는 임자 없는 나룻배만이 출렁거리고 있다.
대강 이러한 줄거리의 작품 도입부는 당시 핍박받던 농촌을 나타내는 일반적인 내용이라 할 수 있으나, 나루터의 뱃사공이 철도 부설과 철교 건설에 대립하다 패배하고 죽어가는 숙명적인 설정은 일제의 침략과 새로운 시대의 흐름 속에서 어쩔 수 없이 굴복하여가는 우리 민족의 숙명을 상징적으로 다루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동아일보』의 “조선민족의 혼이 죽지 않고 빛나고 있음을 암시하여 준 영화”, 『매일신보』의 “나운규의 노정(露呈)된 직선적인 사상적 추구와는 달리 극히 내향적이고 리리컬한 터치로 민족의식과 저항정신을 발산시키고 있다.”는 당시의 평에서도 엿볼 수 있듯이, 이 작품은 향토색과 저항정신, 시적인 분위기 등이 잘 어우러진 우리 영화사의 걸작이라고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