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말·고려초의 승려인 광학(廣學)과 대연(大緣)의 어머니이다. 『삼국유사(三國遺事)』권5 명랑신인조(明郎神印條)에 의하면, 적리녀의 자식으로 광학·대연 형제와 명주녀(明珠女)가 있었다. 명주녀에게는 하지녀(河之女)라는 딸이 있다. 하지녀의 아들이 경주호장(慶州戶長) 거천(巨川)이라고 한다.
적리녀의 두 아들은 모두 신인종(神印宗)에 귀의하였는데, 931년(태조 14)에 태조를 따라 개경으로 올라와서 임금의 행차를 따라다니며 수고한 덕분에 태조가 두 사람의 부모, 즉 적리녀와 그 남편의 기일보(忌日寶)로 전답 약간을 돌백사(堗白寺)에 주었다.
그런데 이들의 가계를 살펴보면 모계로 계승되었다는 점이 특이하다. 그래서 이 점을 들어 우리나라에서 신라말·고려초까지 모계계승의 유습(遺習)이 지속되었다고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