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평화동유적(全州平和洞遺蹟)은 전북특별자치도 전주시 완산구에 있는 백제의 고분군이다. 고분은 고덕산에서 뻗어 내린 산줄기의 능선과 사면에 분포하며, 해발 95~135m 사이이다. 전주시립박물관이 지표 조사로 확인된 10기 중 8기를 1989년에 발굴 조사하였다.
전주평화동유적에서 발굴된 돌방의 형식은 돌의 가공 상태, 돌방의 단면, 입구의 구조, 널길의 위치에 따라 다음과 같이 세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제1형은 깬돌로 쌓아서 만든 평면 장방형의 돌방이다[11호분]. 입구는 개구식이며, 널길은 오른쪽에 치우쳐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 파괴가 심해 자세한 구조는 알 수 없다.
제2형은 고분군에서 가장 많이 보이는 형식이다. 벽석(壁石)으로 널돌이 사용되었으며 벽석과 천장석 사이에 안으로 기운 면을 가진 장댓돌을 끼워 넣어 단면이 육각형이다. 바닥에도 편평한 돌을 깔았다. 석실의 입구는 문설주와 문인방석을 갖춘 문틀식인데, 입구는 중앙에 설치되었다. 입구는 널돌로 막았다. 널길은 짧은 편이다[제1 · 2 · 3 · 5 · 6 · 8호분].
제3형은 납작하게 쪼갠 돌로 축조되었으며, 널길이 없는 굴식 돌방무덤이다. 바닥에는 편평석을 깔았다[제12호분].
돌방 중에서 가장 먼저 축조된 것은 제1형인 제11호분이다. 전주평화동유적 조성의 계기가 된 돌방으로, 축조 연대는 웅진기 말에서 사비기 초인 6세기 전반으로 추정된다. 이와 같은 형식으로는 전주평화동유적 2호분[전주대학교박물관 발굴], 은선리고분군 중 E호분, 초촌리고분군의 M60 · M20호분 등이 있다.
제2형은 백제 사비기에 전국적으로 유행한 능산리식 돌방에 속한다. 축조 연대는 7세기로 추정된다. 전주의 남부 지역에 분포하는 백제 사비기의 군집분으로서 이 지역의 양상을 파악하는 데 중요한 유적이다.
한편, 이 고분군에서 서남쪽으로 2.5㎞ 정도 떨어진 구릉의 말단부에서 발굴 조사된 전주평화동 대정 · 대정Ⅱ · 대정Ⅲ 유적에서도 굴식 돌방무덤, 앞트기식 돌방무덤 등이 조사되었다. 부장토기(副葬土器)와 방형에 가까운 평면으로 보아 웅진기까지 올라갈 수 있는 굴식 돌방무덤[평화동 대정Ⅱ 유적 2호 돌방]도 있지만, 대부분은 묘실의 너비가 좁고 판상석을 이용하여 축조한 사비기 돌방이다.
이곳 일대의 무덤들은 돌방무덤의 낮은 군집도, 작은 규모, 투박한 돌의 가공도로 보아, 인근의 동 시기 전주 남부 지역 일대에서 전주평화동유적 조영 집단보다는 위상이 낮은 집단이 축조한 고분군으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