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원은 삼국시대 백제 때 금동정지원명석가여래삼존입상을 조성한 인물이다. 죽은 처 조사(趙思)가 빨리 삼도를 벗어나기를 바라면서 금으로 만든 불상을 조성하였다. 정씨와 조씨는 중국 성씨로, 정지원이 백제 사람인지 중국에서 귀화한 사람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정지원(鄭智遠)은 죽은 아내를 위해 불상을 조성하였다. 불상의 광배(光背)에는 “정지원이 죽은 아내 조사(趙思)를 위해 금상을 만들어 빨리 삼도(三塗)에서 벗어나길 바란다〔鄭智遠爲亡妻趙思敬造金像早離三塗〕”란 글이 적혀 있다. 삼도는 육도 가운데 지옥 · 아귀 · 축생 등의 삼악도를 말한다.
본존불(本尊佛)을 중심으로 양 옆에 보살이 조각되어 있는데, 좌협시(左脇侍) 보살은 얼굴만 남아 있고 몸체는 잘려 나갔다. 불상의 정식 명칭은 명문의 ‘정지원’을 넣어 금동정지원명석가여래삼존입상(金銅鄭智遠銘釋迦如來三尊立像)이라 부르고, 짧게 ‘정지원명불상’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불상은 1919년 부여 부소산성 송월대에서 출토된 것으로 전해지며, 높이는 8.5cm이다. 1963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제작 시기는 7세기로 추정된다. 현재 국립부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정지원과 조사의 성은 정(鄭)과 조(趙)로, 모두 백제의 성씨가 아니고 중국식 성씨이다. 알려진 백제의 성씨는 왕성으로 여씨가 있고, 귀족성으로 사택씨 · 해씨 · 진씨 · 연씨 · 백씨 · 국씨 · 목씨 등이 보인다. 정지원과 그의 아내 조사의 경우 중국계 귀화인일 가능성이 높지만, 백제와 중국의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백제인이 중국식 성을 칭하였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불상의 얼굴 모습도 한국인의 얼굴과는 약간 다른 것 같지만, 본질적으로 백제인의 얼굴을 불상 얼굴로 승화하였다고 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