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판 등에 글자 새기는 일을 보좌하는 장인이다. 본래 기술직을 박사로 일컬은 것은 삼국시대부터 비롯하였는데, 전자조박사는 ‘황룡사9층목탑찰주본기(皇龍寺九層木塔刹柱本記)’에서 유일하게 보인다.
경문왕이 황룡사 9층목탑을 중수하게 된 전말과 이의 조영 체계 등을 적은 찰주본기는, 황룡사 9층목탑의 사리공에 안치된 일괄 사리장엄 가운데 금동내함(金銅內函)의 세 면에 새겨진 것으로서, 제1판 내면의 ‘鐫字僧聰惠(준자승총혜)’, 제2판 내면의 ‘鐫字臣小連全(준자신소련전)’, 제3판 내면의 ‘鐫字助博士臣連全(준자조박사신련전)’ 등에서 연전이 전자조박사로서 찰부본기를 새기는 데에 참여하였음을 알 수 있다.
여기에서 연전이 조박사였다면 제1판 내면에 보이는 총혜는 대박사(大博士)에 해당하는 지위에 있었을 것이고, 이들이 황룡사의 유나(維那)였다는 점에서 황룡사 자체 내에 기술의 정도에 따라 대박사-조박사로 구분되었고, 황룡사 승려들 상호간에 동판 등에 글자를 새기는 기술[鐫字]을 전수·습득하였던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황룡사에 속한 전자승 총혜와 전자조박사 연전 등은 이러한 조금기술을 습득한 승장(僧匠)으로서, 경문왕 12년에 황룡사 9층목탑의 중수와 함께 그 전말을 찰주본기에 기록하고 사리를 장엄하였던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