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이 3.5m. 1974년 전라북도 유형문화재(현, 전북특별자치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거대한 원형의 머리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와 불신을 한 돌로 조각하였다.
현재 하반신의 일부가 지하에 묻혀 있다. 신체는 볼륨이 약화되어 평면적이지만 수평적인 어깨선과 굵은 골 주름의 옷주름으로 인해 건장함이 돋보인다. 고려 전기에는 충청, 전라 지역을 중심으로 장대한 석불(石佛)의 조성이 유행하는데, 이 불상 역시 이러한 시대적 양식을 따른 석불이다.
직사각형의 세장(細長)한 얼굴은 마멸되어 이목구비가 불분명하다. 머리는 민머리에 구형(球形)의 육계(肉髻 :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가 솟아 있다. 귀는 턱 밑에 닿았으며 가늘고 긴 목에는 삼도(三道)가 표현되지 않았다.양 어깨를 덮은 통견식 대의를 입고 있다.
U자형의 굵직한 목깃 아래에서 복부 아래까지 층단식으로 주름져 내린 V자형의 옷주름과, 양어깨 위의 쐐기형 골 주름 그리고 팔목을 감싸고 내린 소맷자락에 표현된 지그재그 형태의 옷주름에는, 상당한 고식(古式) 전통이 엿보인다.
하체에는 양다리의 윤곽이 희미하게 표현되었다. 법의의 끝자락은 Ω자 형태로 주름져 있다. 양 손을 따로 만들어 합 구멍(구멍 깊이 약 9∼10cm)에 끼워 결합시킨 별주식 수법은 만복사지 석조여래입상(보물, 1963년 지정) 등 남원 지역 석불에서 종종 보인다. 현재 양 손은 결실되었다. 그 위치로 보아 수인(手印)은 통인(通印)으로 추정된다.
원형의 머리 광배는 신체에 비해 큰 편이다. 광배 가장자리를 따라 여러 겹의 동심원을 선각(線刻 : 선으로 새김)하였다. 그리고 그 내구(內區)에 일단 높은 연꽃잎을 돋을새김하였다.
특히 끝이 뾰족한 단판(單瓣 : 홑잎)의 연꽃잎을 촘촘하게 배치한 광배의 형태는 경주남산 탑곡마애불상군(보물, 1963년 지정)의 그것과 흡사하여 주목된다.
장신화된 상의 크기에 비해 조각이 투박한 고려 전기의 석불로 뒷면은 전혀 조각되지 않았다. 석불 주위는 모두 논과 밭으로 경작되었으며 곳곳에 기와 파편들이 산재한다. 석불의 정면 오른쪽에 치우쳐 위치한 석등의 지대석(地臺石)은 치석하지 않은 자연석이다. 중앙에 방형(方形 : 네모반듯한 모양)과 원형의 2단 구멍이 뚫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