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1653년(효종 4) 작. 삼베 바탕에 채색. 세로 8.50m. 가로 5.50m. 명옥(明玉) · 소읍(小揖) · 현욱(玄旭) · 법능(法能) 등 4명의 화원 비구(比丘)들이 그렸다.
명옥과 법능은 1658년 작인 경기도 안성의 청룡사 영산회 괘불탱(보물, 1997년 지정)의 제작에 참여하였다. 그리고 법능은 청룡사에서 1682년(숙종 8년) 작 감로탱화(甘露幀畫)를 조성하였다. 이것으로 미루어 보아, 불화 작가들은 한 지역에 머물지 않고 이동한 것을 알 수 있다.
이 영수사괘불은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의 석가불좌상을 중심으로 수많은 청문중(聽聞衆)이 에워싼 영산회괘불탱이다. 키 모양의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의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를 지닌 석가불좌상과 마주 보면서 무릎을 꿇고 등을 보인 사리불(舍利弗)이 법을 청하는 장면은 청룡사 영산회괘불탱과 비슷하다.
석가불이 영축산(靈鷲山)에서 법화경(法華經)을 설법하는 법회 모임인 영산회의 청중인 보살 · 제자 · 범천(梵天) · 제석천(帝釋天) · 사천왕(四天王) · 신장(神將) · 천중(天衆) · 비천(飛天) 등이 조그맣게 그려져 화면을 채운 군도(群圖)식 배치 구도이다.
구름으로 구획된 하단부는 전륜성왕(轉輪聖王)과 왕비, 관모를 쓴 사대부와 귀부인, 조롱박을 차고 엎드려 비는 인물 등 다양한 계층 외에도 악기를 연주하는 주악천중(奏樂天衆)이 등장한 것으로, 법회를 찬탄하는 이 청중들은 1628년(인조 6년) 작인 경기도 안성의 칠장사 오불회 괘불탱(국보, 1997년 지정)의 하단부와 유사하다.
높은 육계(肉髻: 부처의 정수리에 있는 뼈가 솟아 저절로 상투 모양이 된 것)에 초승달 모양의 중앙 계주와 둥근 정상 계주가 장식된 머리 모양을 한 석가불은 좁은 어깨와 무릎 폭 그리고 불신(佛身)에 비해 큰 얼굴은 갸름하다. 그리고 눈썹이 내려온 반면 눈이 올라갔으며 인중(人中)은 짧고 입은 작다. 석가불의 대좌(臺座) 앞에는 화려한 꽃 문양의 천이 덮인 불단(佛壇) 위에 향로 · 촛대 · 공양물이 놓여 있다.
사리불존자의 주변에 충분한 여백을 두어 석가불 앞에 무릎 꿇고 법을 청해 듣는 청법 장면이 한층 돋보인다. 전면적으로 호분(湖粉: 흰 가루)이 섞인 중간 색조를 사용한 채색법은 옅은 갈색의 배경색 위로 주홍색과 연두색이 주조색이다. 하늘색 · 흰색 등의 부드럽고 밝은 분위기는 차분하며 화사한 느낌을 준다.
왕 · 왕비 · 세자의 만수무강을 기원하기 위한 이 괘불탱의 제작 비용 분담을 위하여 시주한 물품 목록이 자세한 화기(畫記)는 당시의 사원 경제 상황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자료라고 하겠다.
즉, 그림의 바탕이 되는 삼베를 시주한 바탕 시주와 후배지(後排紙) 시주, 황금 · 주홍 · 청색인 이청(二靑) · 대청(大靑)의 안료 시주, 꿀인 청밀 시주, 소금인 식염 시주, 장을 의미하는 말장 등의 음식물을 공양한 시주자의 이름이 보인다. 또한 괘불탱의 상단부를 장엄하는 원경(圓鏡) · 영락(瓔珞) · 복장(腹藏) · 등촉(燈燭) 등 의식용 물건을 댄 수많은 시주자 명단에서 불교의 대중화를 확인할 수 있다.
진천 영수사 영산회괘불탱은 1977년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가 2008년 보물로 승격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