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강사자현부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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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선 / 청강사자현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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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학
작품
고려 후기에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가전(假傳)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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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
고려 후기에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가전(假傳) 작품.
내용

고려 후기에 이규보(李奎報)가 지은 주1 작품. 거북을 의인화하여 지은 작품으로 저자의 문집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 수록되어 있다. 『동문선』에도 실려 있다. 「청강사자현부전」에서 주인공 현부(玄夫: 거북)의 선조는 신인(神人)이며 굉장한 힘이 있어서 바다 가운데 있는 산을 지탱하였다. 그러나 자손대에 이르러 형체가 작아지고 힘도 사라져서 다만 점을 치는 것으로 직업을 삼았다. 먼 조상 문갑(文甲)은 요(堯)시대에 살아 이상한 그림을 임금에게 바쳐 낙수후(洛水侯)로 봉함을 받았다. 증조부는 상제의 사자라 자칭하였다. 주2를 백우(伯禹)에게 주는 등 대대로 국가에 공적이 있었다. 성품이 무(武)를 숭상하여 항상 갑옷을 입고 다녔다.

임금이 그 이름을 듣고 초빙하였으나 현부는 돌아보지도 아니하고 노래하기를 “진흙 속에 노닐어 재미가 무궁한데 문갑 속에 담기는 사랑을 어이 바랄까!” 하며 자연세계가 더 좋다고 하여 응하지 않았다. 송(宋) 원왕(元王) 시절 왕 앞에 끌려가게 되어 왕의 존중을 받았으나 벼슬은 사양하였다. 그러자 왕이 묻기를 “신명(神明)의 후손이요, 좋고 나쁜 일을 환히 알면서도 어찌하여 붙잡히게 되었는가?” 하자, 현부는 “밝은 눈에도 보이지 않는 것이 있으며, 지혜도 미치지 못하는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라고 아뢰니 왕이 웃었다.

자손 중에는 오월(吳越) 사이에 은거하며 동현선생(洞玄先生)이라고 주3한 자도 있었다. 사람들에게 붙잡혀 삶아 먹힌 자도 있었다. 사신이 말하기를 “지극히 은미한 상태에서 미리 살피며, 징조가 나타나기 이전에 예방하는 것은 성인이라도 어그러짐이 있는 법이다. 현부의 지혜로도 예저(豫且)의 술책을 방지하지 못하였다. 두 아들이 삶아 먹힘을 구제하지 못하였으니 하물며 다른 이들이야 더 말할 것이 있겠는가!”라고 하였다.

가전 작품의 성격 중 하나는 주4’ 정신에 있다고 하겠다. 이규보는 「청강사자현부전」을 통하여 주인공의 삶 자체가 얼마나 위태로운 것인가를 말한다. 성인도 삶에 어그러짐이 있고, 현부처럼 앞일의 길흉을 점칠 수 있는 자도 어부의 꾀에 빠져 사로잡히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잡혀 삶아 먹힘을 당하기도 하니, 여타의 인간이야 자칫 잘못하다가는 삶을 망치기가 쉬운 일이 아니겠는가!

입신행도(立身行道)를 추구함이 본질이 되는 유자(儒者)들은 모름지기 나라를 어질게 다스리고 백성들에게 은택을 입히는 치국의 도리를 다하고 주5의 천리를 명심하여 수신함으로써 어지러운 시대를 뚫고 살아갈 수 있음을 밝히고 있다. 「청강사자현부전」에서는 복무(卜巫)가 삶을 구제할 수 있는 방편이 되지 못함을 드러내고 있다. 미신적 신앙보다는 지족(知足)의 처세가 더욱 소중함을 밝히고 있는 작품이다.

참고문헌

『동국이상국집』
「가전체문학논고」(신기형, 『국어국문학』 15∼17, 1956∼1957)
「가전체문학논고」(고경식, 『고봉』 25, 경희대학교, 1981)
주석
주1

사물을 의인화하여 전기(傳記) 형식으로 서술하는 문학 양식. 고려 중기 이후에 성행하였으며, 임춘(林椿)의 <국순전>, <공방전>이나 이규보(李奎報)의 <국선생전#GT#따위가 여기에 속한다. 우리말샘

주2

≪서경≫의 홍범에 기록되어 있는, 우(禹)가 정한 정치 도덕의 아홉 원칙. 오행, 오사, 팔정(八政), 오기, 황극, 삼덕, 계의, 서징(庶徵) 및 오복과 육극이다. 우리말샘

주3

자기의 칭호를 스스로 지어 부름. 또는 그 칭호. 우리말샘

주4

다른 사람을 희롱하거나 빈정대며 놀림. 우리말샘

주5

편안한 마음으로 제 분수를 지키며 만족할 줄을 앎. 우리말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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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필자
김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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