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삼베 바탕에 채색. 세로 7.30m, 가로 6.07m. 석가불을 중심으로 6대보살(六大菩薩), 10대제자, 범천·제석천, 사천왕, 팔부중 등이 둘러 서 있다. 이 괘불탱은 성주(城主) 김홍석(金弘錫) 등이 왕·왕대비·왕비·세자의 만수무강을 빌기 위해 시주하여 1658년(효종 9)에 제작한 영산회괘불탱이다. 이 괘불탱을 그린 5명의 화원(畵員) 중 법능(法能)은 이 사찰에서 1682년에 감로탱화를 그리기도 했다. 그리고 명옥은 1653년 수화사로 진천 영수사 영산회괘불탱를 제작하였다.
중앙의 석가불은 키 모양의 광배(光背: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를 지니고 사각대좌에 결가부좌(結跏趺坐)하였다. 오른손은 어깨까지 올리고 왼손은 엄지와 중지를 맞댄 채 무릎에 둔, 특이한 설법인을 취하고 있다. 방형(方形)의 얼굴 가운데로 몰린 이목구비는 작게 표현되었다. 두광(頭光: 부처나 보살의 정수리에서 나오는 빛)과 신광(身光: 부처나 보살의 몸에서 발하는 빛)에는 연덩굴무늬와 불꽃무늬로 채워져 있다.
화관을 쓰고 둥근 목깃의 천의(天衣)를 입은 제석천과 원유관(遠遊冠)에 홀(忽)을 든 범천이 제왕의 모습으로 강조되어 있다. 이러한 범천왕의 존명은 장곡사 괘불탱(1673년)에서 확인할 수 있다.
6대보살은 연꽃을 든 문수보살과 연꽃에 경책(經冊)을 얹은 보현보살, 보관(寶冠)에 화불(化佛)을 모신 관음보살, 보관에 정병이 뚜렷한 대세지보살 그리고 합장한 두 보살이다. 둥근 두광의 가섭존자(迦葉尊者)와 아난존자(阿難尊者)만 석가불 가까이에 위치하고 나머지 제자상들은 상단에 배치되어 있다.
최상단에는 보개(寶蓋) 좌우로 구름을 타고 내려오는 타방불, 용왕(龍王)과 용녀(龍女), 팔부신중인 야차(夜叉)와 건달바(乾闥婆), 금강역사상이 나타나 있다. 국화와 연꽃이 흩어진 하단의 녹색 불토(佛土)에는 석가불에게 법을 청하는 사리불존자(舍利弗尊者)와 우람한 체격에 화려한 갑옷을 입고 배를 내밀고 선 사천왕이 보인다.
상단에 천상과 하단에 공간을 둔 이 괘불탱은 적색과 녹색 등이 주조색(主調色)이다. 담채(淡彩: 엷은 채색)와 진채(眞彩: 진하고 강하게 쓰는 채색)를 병용하고 있는데, 즉 전면적으로 엷은 녹색을 바른 후 질감이나 그 효과에 따라 점차 짙은 채색을 사용하였다. 그리고 불·보살상의 신체는 살색, 천중(天衆)의 얼굴은 흰색으로 구별하여 그 크기에서뿐만 아니라 채색에서도 불(佛)·보살(菩薩)과 신중(神衆)을 구별하였다.
중심에 위치한 석가불을 향해 모이거나 중심에서 밖을 향하는 X자형 구도에 많은 권속이 채워져 있으나 화면에 여유가 있다. 본존이 작아지고 제석천과 범천의 크기가 보살상들과 같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