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권 4책. 활자본. 1929년 이운환(李雲煥)이 편집, 간행하였다. 서문이나 발문은 물론 행장·묘문(墓文) 등 저자 신상에 관한 기록이 전혀 없다. 다만 시문 등에 나타난 기록으로 보아, 송병선(宋秉璿)의 제자로 성리학(性理學)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였던 인물임을 알 수 있다. 규장각 도서에 있다.
권1에 시 122수, 권2∼4에 서(書) 78편, 권5·6에 잡저 16편, 권7에 서(序) 8편, 기(記) 6편, 발(跋) 4편, 잠(箴)·축문 각 2편, 권8에 제문 20편, 애사 2편, 묘갈명 1편, 권9에 가장(家狀) 4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시 가운데에는 1905∼1906년 사이 망국의 울분으로 목숨을 끊은 스승 송병선을 비롯해 최익현(崔益鉉)·민영환(閔泳煥) 등의 죽음을 애도한 것이 있어, 을사보호조약 당시의 국가적 참상을 여실히 대변해 주고 있다.
서(書)는 다수의 별지(別紙)와 함께 사우(師友)를 상대로 주고받은 학문적인 글이 대부분이다. 그 내용은 성리에 관한 문답이 주종을 이루고 있다. 잡저 역시 「심설(心說)」·「성경설(誠敬說)」·「이한주심즉리변(李寒洲心卽理辨)」·「기노사외필변(奇蘆沙猥筆辨)」 등 성리관계의 설이 많다.
대체로 이진상(李震相)·기정진(奇正鎭)의 유리사상(唯理思想)에 비판을 가해, 기(氣)와 이(理)는 동시에 존재하는 불가분의 것이며 어느 하나를 취사선택할 수 없다고 하였다.
따라서 심(心)은 곧 이와 기를 겸유한 가장 신비스러운 존재라고 주장, 중국 장재(張載)의 심통성정설(心統性情說)과 우리나라 이이(李珥)의 기발이승설(氣發理乘說)을 부동의 학설로 신봉하는 태도를 취하였다.
또한 잡저에는 스승 송병선이 시의(時義)를 개진하기 위해 상경했다가 경무사 윤철규(尹喆圭)에게 속아 강제 송환당한 뒤 음독 자결한 경위를 적은 일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