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운규(羅雲奎) 각본·감독·편집의 영화. 1926년키네마사에서 제작하였다. 제작자는 일본인 요도(淀處藏), 기획 즈모리(津守), 촬영·현상 이창용(李創用)·가토(加藤), 미술 김상진(金尙鎭)이며, 나운규·김정숙(金靜淑)·주인규(朱仁奎)·임운학(林雲鶴)·남궁 운(南宮雲) 등이 출연하였다.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젊은 시절, 러시아 의용군으로 유럽전선에 참전한 바 있었던 한국 태생의 니콜라이 박(나운규 扮)은 조국이 그리워 오랜만에 귀국하였으나, 그 꿈은 여지없이 깨어진다.
며칠씩 굶주리고 거리를 헤매던 니콜라이 박은 우연히 알게 된 창호의 하숙집에서 잠시 머물게 되었다. 창호는 부모를 위하여 돈에 팔려간 애인 혜옥을 구출하려고 나섰다가 용돈마저 떨어진다. 그 무렵 혜옥을 탐내던 안차덕은 그의 처 영자와 이혼할 기회만 노리고 있었다.
니콜라이 박은 창호와 같이 고학생들을 도와주기 위해서 세탁소를 차린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안차덕의 처 영자와 알게 된 니콜라이 박은 그녀와 가까워지게 된다. 영자는 자기의 불우한 처지를 고백하고, 같이 도주하기를 권하였으나 니콜라이 박은 거절하고 만다. 이 광경을 덮친 안차덕은 영자에게 이혼을 선언하고, 탐내던 혜옥을 돈으로 매수한다.
실망하는 창호를 보다못한 니콜라이 박은, 때마침 비밀사명을 띠고 몰래 입국한 독립군 밀사에게 2,000원을 빌려 혜옥을 찾아오려고 안차덕의 집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차덕의 집에 들어갔을 때 안차덕은 이미 그의 처 영자에게 피살된 뒤였다. 니콜라이 박은 혜옥을 데리고 창호에게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봉천행 열차에 몸을 실은 니콜라이 박은 정들었던 하숙생들의 환송을 받으며 다시 방랑의 길로 떠난다.
이 작품은 나운규의 <아리랑> 다음 작품이다. 소재는 소년시절부터 조국을 떠나 멀리 이역 땅을 방황하면서 겪은 나운규 자신의 체험, 즉 조국에 대한 향수와 약소민족으로서 받은 슬픔을 다시 살려, 하나의 자기반성을 통하여 구성시켜 놓은 작품이다.
그 뒤의 그의 작품들을 통틀어서 가장 예술적 형식을 취하였고, 다른 작품들에 비하여 그 진폭이 넓고 깊이를 주는 휴먼드라마로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1926년 12월 8일 조선극장에서 개봉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