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2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다리 높이 5.5m, 길이 40m, 너비 3.45m, 홍예(虹霓) 지름 11.3m. 부채꼴 모양의 화강석 86개를 맞추어 틀어올린 홍예는 완전한 반원을 이루고 있다. 단아하고 시원스러운 홍예의 양옆에는 학이 날개를 펼친 듯 둥글둥글한 잡석으로 쌓아올린 벽이 길게 뻗쳐 조화를 이룬다.
측면의 석벽은 이른바 난적(亂積)쌓기로, 무질서하면서도 정제된 석축을 보여주는데 끝부분은 완만하게 경사를 이루어 곡선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미를 보여준다. 잡석 위에는 시렁돌 네 개를 가로지르고 그 위에 다시 세로로 돌기둥을 올린 다음, 맨 위쪽에 흙을 덮어 자연스럽게 노면(路面)을 만들었다.
다리 밑에서 올려다보면 홍예 한복판에 양쪽으로 마룻돌[宗石]이 돌출되어 있고, 그 끝에 돋을새김한 용두(龍頭)가 다리 밑 급류를 굽어보고 있다. 다리 바로 밑에는 울퉁불퉁한 바위가 솟아 작은 소(沼)를 이루었고 물 속으로 보이는 바닥도 역시 너럭바위여서 홍교는 결국 암반 위에 세워진 셈이다.
임진왜란 뒤 국난에 대비하여 흥국사에 주둔시켰던 승병에 불안을 느낀 관아에서 지맥을 끊고자 홍교를 가설하였다는 전설이 있으나, 그것보다는 300명이나 되는 승병이 하는 일 없이 놀고 지내고 있기 때문에 절에서 그 노동력을 활용하기 위하여 다리를 놓았다는 편이 옳을 것이다. 흥국사의 홍교는 석축의 구성, 노면의 자연스러운 곡선, 굽이치는 계류와 바위가 혼연일체가 되어 아름다움을 상승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