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창법은 판소리를 노래하는 방법을 가리키는 국악용어이다. 좁게는 발성법을 뜻하지만 넓게는 창법에 영향을 주는 조, 유파, 성음 등을 모두 포함한다. 판소리의 조에는 우조, 평조, 계면조 등이 있고 유파에는 동편제와 서편제 등이 있다. 판소리의 발성은 단전의 힘으로 소리를 밀어내는 통성을 사용한다. 통성을 하면 큰 음량은 물론 소리에 힘이 생기고 소리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 또 중후하고 시원한 음색으로 애원성이나 호령성 등 다양한 음색을 구사할 수 있다. 성대 훈련을 통해 판소리에 적합한 소리를 얻는 것을 득음이라고 한다.
좁게는 발성법을 의미하지만 넓게는 창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조, 유파, 가풍, 발성법, 성음 등을 모두 의미한다.
판소리의 발성은 기본적으로 통성을 사용한다. 통성이란 호흡을 배(단전)로 하여 단전의 힘으로 소리를 밀어내는 것을 말한다. 통성을 하게 되면 큰 음량은 물론 소리 자체에 힘이 생겨 마음대로 소리를 조절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단전으로부터 끌어올려진 소리이므로 중후하고 시원하게 뚫린 음색을 만들게 되며, 때에 따라서는 애원성이나 호령성 등 다양한 음색을 안정적으로 구사할 수 있게 된다.
판소리의 독특한 발성은 성대의 훈련에서 비롯된다. 판소리 소리꾼 가운데 남도 출신이 현격하게 많은데, 남도의 사투리는 말을 할 때에도 목을 눌러 이야기하는 경향이 다른 지역보다 심하다. 이러한 발성법 그대로 자연스럽게 노래를 하게 되면 목에 자극을 많이 주기 때문에 성대가 쉽게 상하게 된다.
판소리의 소리꾼들은 이렇게 상한 성대를 계속해서 단련함으로써 그대로 굳혀 버린다. 그 결과 처음에는 소리꾼의 목이 맑은 소리가 아닌 탁하고 거친 음색을 얻게 되지만 결국 탁한 가운데 힘 있고 맑은 소리를 얻게 된다. 이처럼 성대가 단련이 되어 있으면 오랜 시간 소리를 해도 문제없이 노래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성대가 단련이 되면 자유자재로 음색을 변화시킬 수 있게 된다. 판소리는 한 사람이 서사적인 이야기를 노래(창)와 아니리, 발림으로 표현해야 하는 음악문화이다. 따라서 소리꾼 본인이 가지고 있던 하나의 음색만으로는 이러한 극적 상황을 충분히 연출해내기 어렵다.
성대의 단련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게 하여 판소리의 여러 등장 인물과 상황을 표현할 수 있는 다양한 음색을 만들어 낼 수 있게 해 준다. 즉 일인창(一人唱)을 하면서도 음색의 변화를 통해 출연 인물의 성격과 희로애락의 여러 감정들을 표출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훈련을 통해 판소리의 목을 얻는 것을 ‘득음(得音)’이라고 한다. 신재효의 광대가에서는 “득음이라 하는 것은 오음을 분별하고 육률을 변화하여 오장에서 나는 소리, 농낙하여 자아낼 제 그도 또한 어렵구나”라고 하여 득음의 어려움을 노래하고 있다.
득음은 판소리를 익히는 과정에서 가장 힘들게 거쳐야 하는 관문이다. 즉 판소리의 목은 오랜 기간 동안의 수련과 목 훈련을 통해 얻어지는 것으로 쉽게 흉내 내어질 수 없는 것이다. 또 천부적으로 타고난 목의 차이나 출신지역의 특성 때문에 개인적인 차이가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명창들의 득음과정에 관한 일화 가운데에는 ‘목에서 피를 세 동우나 토했다’라든지, ‘폭포 아래에서 소리공부를 했다’든지 하는 말들이 있는데, 이러한 수련을 요구할 만큼 득음이 어려운 일이었음을 알려주는 것이라 하겠다.
판소리의 목 가운데에도 좋은 목도 있고 나쁜 목도 있어 이를 구분하기도 한다. 예로부터 ‘노랑목’, ‘겉목’, ‘쌩목’, ‘전성’, ‘비성’, ‘함성’ 등은 아직 충분히 훈련되지 못한 목을 의미하여 좋지 못한 목으로 보고 있다.
노랑목과 겉목은 통성을 사용하지 않고 배의 힘이 없이 목으로만 가볍게 노래하는 목을 말하며, 쌩목은 훈련되지 않은 목에 힘을 주어 노래하는 것을 말한다. 전성은 아무데서나 음을 떠는 것을 말하며, 비성은 지나치게 콧소리를 섞는 것, 함성은 뭔가를 입에 머금은 듯하게 노래하는 것을 말한다.
좋은 목으로는 통성을 위주로 소리하는 수리성, 철성 등을 꼽고 있다. 수리성은 탁한 음색 가운데 맑은 소리가 힘 있게 뻗어 나오는 소리를 말하며, 철성은 쇳소리와 비슷한 강한 음색이 끼어 있는 것을 말한다.
판소리의 조는 창법의 의미로 사용되기도 한다. 판소리의 조에는 우조, 가곡성 우조, 평조, 계면조, 경드름, 설렁제, 석화제, 메나리조, 추천목 등이 있는데 이들은 음계나 선법적 의미도 담고 있으나 악상이나 창법적 개념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창법적 의미의 우조는 호령조나 엄성에 가까운 것을 가리킨다. 때문에 우조는 웅장하고 화평한 느낌을 주기 때문에 화평스러운 장면, 장엄한 장면, 남성다운 장면, 유유한 장면 등에 주로 쓰인다. 김연수는 ‘장(壯)은 장쾌하고 역동성을 띤 남성적인 창법을 말함이니 이가 곧 우조요’라고 표현하였다. 가곡성 우조는 말 그대로 가곡스타일로 부르는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평조는 분위기가 우조보다 평화롭고 담담한 경우를 이르는 명칭이다. 김연수는 ‘화(和)는 안일평온한 심사에서 나오는 창법이니 이가 곧 평조’라고 하였다. 계면조는 애원성이라 하여 슬픈 느낌을 만들어 내는 조로 알려져 있다. 김연수는 ‘원(怨)은 애동비절한 감을 나타내는 창법이니 이가 곧 계면조’라고 하였다.
진경드름은 염계달의 더늠이며, 경기민요 양식을 수용한 것이다. 창법은 가볍게 흔들거리는 특성이 있으며 굴려내는 방울목을 사용한다. 반경드름은 ‘솔’음이나 ‘라’음으로 표기된 음계의 중반에 있는 음들을 서도민요처럼 매우 굵게 떠는 것이 특징이다.
설렁제는 권삼득의 더늠으로 가마꾼들의 권마성 가락을 판소리에서 수용한 것이다. 높은 음으로 힘 있게 질러 내다가 아래 음으로 뚝 떨어지도록 부른다. 염계달의 더늠인 추천목은 덩실거리는 리듬과 밝고 화려한 창법이 특징이다.
동강산제, 또는 석화제는 김계철의 더늠으로 가야금 병창의 창법을 가져온 것이라 한다. 메나리조는 동부민요의 창법 가운데 높은 음을 꺾어 내는 것을 가져온 것이다. 이외에도 송흥록(宋興祿)의 귀곡성, 애원성, 설움조 등의 개념들도 창법적 특성을 포함하고 있다.
판소리의 발성은 제에 따라 약간 다르게 나타는 점이 있다. 때문에 유파의 개념을 창법으로 구분하거나 창법 자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하기도 한다.
정노식의 『조선창극사』에서는 동편제 판소리에 대해 송흥록의 법제를 표준하여 운봉ㆍ구례ㆍ순창ㆍ흥덕 등지 이쪽을 동편이라 하고, 그 창법적 특성으로 ‘우조를 주장한다’, ‘發聲初가 진 重하다’, ‘句節 끝마침을 꼭 되게 한다’고 하였다.
또 서편제 판소리는 박유전(朴裕全)의 법제를 표준하여 광주ㆍ나주ㆍ보성 등지 저쪽을 서편이라 하고, 창법적 특성으로 ‘계면조를 주장한다’, ‘구절 끝마침이 질르를 하게 끈다’고 하여 두 유파의 차이점을 설명하였다.
즉 동편제는 우조를, 그리고 서편제는 계면조를 잘 표현하였으며, 동편제는 남성적이고 힘 있는 소리를 추구했고, 서편제는 여성적이며 부드러운 소리를 지향했던 것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