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데라는 화구(火口)의 일종으로 화산체가 형성된 후 대폭발이나 산정부의 함몰에 의해 2차적으로 형성된 분지를 말한다. 칼데라는 일반 분화구보다 크고 바닥이 상당히 넓어 분지 형태를 띠기 때문에 칼데라 분지로 불린다. 칼데라의 어원은 포르투갈어의 칼데리아(calderia)에서 비롯된 말로 ‘솥’이나 ‘냄비’를 뜻한다.
폭발에 의해서는 보통 지름 2㎞ 이내의 화구가 형성되기 때문에 대형 칼데라의 성인은 함몰에 의해 발달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간혹 대형 폭발로 산정부가 날라가 버린 경우 거대한 규모의 폭발성 칼데라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1815년에 인도네시아 탐보라산이 폭발했을 때, 산의 고도가 1,400m 낮아지고 지름 12㎞의 칼데라가 생겼다. 서기 79년 베수비오산의 폭발 때도 산정부의 상당 부분이 사라지고 지름 2.5㎞의 칼데라가 형성된 후, 작은 중앙화구구(中央火口丘)가 그 안에 솟아올랐다. 일본 규슈에 있는 아소산(阿蘇山)의 칼데라는 지름이 18~24㎞, 둘레가 128㎞이다.
우리나라의 칼데라 분지로는 울릉도 나리분지가 있다. 나리분지는 울릉도 섬 북쪽 중앙에 자리 잡고 있다. 칼데라 분지는 지름 3.5㎞이며 분지 바닥의 해발고도는 약 250m이다. 칼데라 분지 안에는 중앙화구구인 알봉(611m)이 솟아있다. 울릉도 최고봉인 성인봉은 분화구가 따로 없는 외륜산(外輪山)이다. 외륜산이란 칼데라 변두리 화산체의 산릉을 말한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칼데라호로는 미국의 국립공원인 오리건주의 크레이터 레이크가 있다. 이곳 칼데라호는 지름 8~10㎞, 수심 약 660m이며 수면 위로 중앙화구구가 솟아올라 섬(Wizard Island)을 만들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백두산(2,744m)의 천지(天池)가 유일한 칼데라호이다. 백두산 천지는 과거 조선시대 때 대택(大澤), 대지(大池), 달문(闥門), 용왕담(龍王潭)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천지라는 이름은 1908년 청나라 유건봉이 편찬한 『장백산강지략』에서 용왕담을 천지라 명명하면서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천지의 수면 고도는 2,237m, 면적은 약 9.16㎢로 불규칙한 타원형 모양이며 안쪽 사면 경사는 70~90°로 절벽을 이룬다. 둘레는 14.4㎞, 동서 폭은 3.55㎞, 남북 폭은 4.64㎞이다. 수심이 가장 깊은 곳은 384m이며, 평균수심은 213.3m이다. 호수 바닥에는 부석, 자갈, 모래 등이 쌓여 있다. 물의 원천은 대기 강수와 일부 지하수로 보충된다.
천지는 한반도 호수들 중 가장 먼저 얼음이 두껍게 어는 호수로서 얼음 평균두께는 1.5m이다. 호수 물의 총량은 19억 5500만㎡이며 천지의 물은 중국 송화강으로 유입된다. 백두산 천지는 세계적으로도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칼데라호로서 경관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학술적으로도 가치가 높아 절대적 보존 관리가 필요한 곳이다. 북한에서는 1980년 1월에 천연기념물 제351호로 지정하여 특별히 보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