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高麗史)』병지(兵志) ‘별호제반조(別號諸班條)’에, 신기(神騎)·신보(神步)·정노(精弩)·석투(石投)·대각(大角)·철수(鐵水)·강노(剛弩)·도탕(跳盪)·사궁(射弓)·발화(發火) 등의 여러 병종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경궁(梗弓)은 글자 그대로 ‘강한 활을 사용하던 병종’이었다. 강노와 정노가 기계식 활인 쇠뇌를 운용하던 부대였다면 경궁은 기계적 장치 없이 활로만 무장한 부대였다. 특히 활 가운데서도 각궁(角弓)처럼 작은 활이라기보다는 비교적 규모가 크고 장력이 강한 활로 이해된다. 이에 따라 사궁(射弓)보다 사거리가 길어 멀리까지 화살을 날려 보낼 수 있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경궁은 고려 중앙군의 전투편제에 있어 전·후·좌·우·중의 5군(五軍) 가운데 중군 좌·우군으로 나누어 편성되어 있었으며, 지휘관으로는 좌·우 각각 경궁도령(梗弓都領)과 경궁지유(梗弓指諭)가 설치되어 있었다. 경궁도령은 경궁반(梗弓班)의 최고 지휘관으로서 부지휘관인 경궁지유의 도움을 받아 부대를 지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