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해본(諺解本) 『육조대사법보단경(六祖大師法寶壇經)』 권중(卷中)은 당나라 승려 혜능(慧能, 638~713)의 설법(說法)을 수록한 혜능 어록집의 일부이다. 이 책에 책의 발간과 관련된 간기는 실려 있지 않으나, 중종 연간에 책이 간행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2011년 2월 1일에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 제319호로 지정되었다.
단양 구인사에 소장된 『육조대사법보단경』 권중은 목활자본으로 중권 1책이다. 책의 마지막에 별도의 간기가 없어 책을 간행한 사람과 간행처를 알 수 없다. 판본 양식은 한 선으로 둘러싼 사주단변(四周單邊)의 형태이며, 반곽(半郭)의 크기는 24.6×15.9㎝이다. 계선(界線)이 있으며 반엽(半葉) 8행 17자로 주쌍행(註雙行)으로 이루어져 있다. 판심은 상하대흑구(上下大黑口)와 상하내향흑어미(上下內向黑魚尾)이며, 판심제는 '단경(壇經)'이다. 저지를 사용하여 책을 인출하였으며, 선장으로 마무리하였다. 책의 크기는 30.4×20.1㎝이다.
개장(改裝)한 표지에는 '『육조대사법보단경』 중권'이라 적혀 있고, 안쪽 표제는 '단경(壇經) 병언해(幷諺解)'라 되어 있다. 권수제는 '정혜일체제삼(定慧一體第三)'이다. 단경 중(中)이라 쓰인 판심제(版心題)를 통해 원래 이 책이 상 · 중 · 하 3권 1책으로 이루어졌던 것을 알 수 있다. 표지의 안쪽에는 갑술(甲戌) 간기가 적힌 묵서가 있다.
『육조대사법보단경』 권중은 상, 하권이 결본(缺本)된 상태이다. 현재 남아있는 권수제는 정혜일체제삼(定慧一體第三)이다. 서문을 포함한 앞쪽의 오법전의(悟法傳衣) · 석공덕정토(釋功德淨土)와 뒤쪽의 남돈북점(南頓北漸) 이하는 누락되어 있다. 이 누락된 부분이 각각 상권과 하권으로 보인다.
최근 개장된 표지와 그보다 앞선 표지인 ‘단경(壇經) 병언해(幷諺解)’ 등은 그대로 남아있으며, 3쪽 분량이 필사되어 첨부되어 있다. 책은 전체적으로 변색되었고 떨어지는 등 보존 상태가 불량하다.
『육조대사법보단경』은 중국 선종(禪宗)의 제6조인 당나라 혜능(慧能, 638-713)이 소주(韶州)의 대범사(大梵寺)에서 육조의 지위에 이르기까지 수행한 과정과 문인들의 수행을 위하여 설법한 10가지 법문을 그의 제자 법해(法海)가 집성한 것이다.
혜능이 소주 조계산 보림사(寶林寺)에 머물렀다는 것을 두고 보조국사 지눌(知訥)은 자신이 머물던 송광사(松廣寺)가 있는 산 이름을 조계산으로 바꾸었다. 지눌은 또한 『육조단경』과 『금강경』을 주교재로 후학들을 지도하였다. 이렇게 『육조법보단경』은 한국 불교 선사상의 핵심적인 지침서로 자리를 굳히면서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엄밀한 의미에서 이 책은 경(經)이 아니라 조사어록(祖師語錄)으로 분류되지만, 동양 삼국 등 여러 나라에서 경과 같은 존숭(尊崇)을 받아 오고 있다.
언해본 『육조대사법보단경』은 1495년(연산군 원년) 인수대왕대비(仁粹大王大妃)와 성종의 계비(繼妃) 정현대비(貞顯大妃)가 간행한 것이 시초이다. 성종이 승하(昇遐)한 이듬해에 인수대비와 정현대비는 왕의 명복을 빌기 위해 인경자(印經字)와 한글자를 만들어 『천지명양수륙잡문(天地冥陽水陸雜文)』, 『진언권공(眞言勸供)』을 간행했는데, 언해본 『육조대사법보단경』도 이때 함께 간행하였다.
『육조대사법보단경』 권중은 6조 혜능이 수도하는 과정과 혜능이 제자들에게 설법한 내용을 담고 있다. 몽산 화상(蒙山和尙) 덕이(德異)의 「육조법보단경서(六祖法寶壇經序)」와 오법전의(悟法傳衣) · 석공덕정토(釋功德淨土) · 정혜일체(定慧一體) · 교수좌선(敎授坐禪) · 전향참회(傳香懺悔) · 참청기연(參請機緣) · 남돈북점(南頓北漸) · 당조징조(唐朝徵詔) · 법문대시(法門對示) · 부속유통(付屬流通) 등 열 가지 법문에 대한 해설이 실려 있다.
『육조대사법보단경』 권중은 선종의 핵심 사상을 파악할 수 있는 지침서이자 한국 선종의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불교 서적이다.
구인사 소장본은 앞부분과 뒤부분이 결실되었고 책의 정확한 간기를 알 수 없다. 그러나 대체로 조선 중종 연간에 발간된 것으로 추정된다. 대비들의 발원(發願)으로 경이 간행되었기 때문에 판본의 글자체가 정교하다. 이 책에서 사용된 한글 활자체는 음운 연구 등 국어 연구에도 귀중한 자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