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판본으로 1책이다.
『법보단경』은 통칭 『 육조단경』의 이명이다. 당나라 혜능이 소주(韶州)의 대범사(大梵寺)에서 무상수계(無上受戒)를 위한 법좌에서 육조(六祖)의 지위에 이르기까지의 수행과정뿐 아니라 문인들의 수행을 위하여 설한 법문을 그의 제자 법해가 집성(集成)한 것으로 한 · 중 · 일 삼국에서 선종의 소의경전으로서 중시되어 왔다.
『단경』은 크게 돈황본(敦煌本), 혜흔본(惠昕本), 계숭본(契嵩本) 셋으로 나뉘는데, 계숭본에서 종보본(宗寶本)과 덕이본(德異本)이 갈라져 나온다. 전통적으로는 『단경』의 사상을 돈오견성과 반야공을 중심 사상으로 보고 무념과 무상과 무주를 구체적 실천으로 본다.
이러한 사상을 드러내는 방법으로 덕이본은 10개의 장으로 내용을 나누어 설명한다. 그것은 행유(行由), 반야(般若), 의문(疑問), 정혜(定慧), 좌선(坐禪), 참회(懺悔), 기연(機緣), 돈점(頓漸), 선조(宣詔), 부촉(咐囑)이다.
다만, 우리나라에서 크게 유통된 덕이본은 돈황본에서 『단경』의 편집자 또는 상속자로 이해되는 법해와 신회(神會)를 비판하는 흔적이 있어 선종사의 변화된 인식을 반영한다. 따라서 이를 수용한 우리나라의 선종사관 역시 변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불립문자 가풍의 강조와도 연관되어 있다는 점에서 덕이본 수용 이후의 우리나라 선종사상에 대해서 주목해야 할 것이다.
『법보단경』에는 여러 계통의 이본이 있고, 그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덕이본이 유행하였다. 덕이본은 신회를 비판한다는 점에서 돈황본 계통과는 다른 시대의 선종사관을 반영하는데, 백천사 소장 『법보단경』 간행 이후 우리나라에서 조선시대 및 현대에 이르기까지 덕이본 『단경』이 주로 공부되었기 때문에 덕이본 『법보단경』이 우리나라 선종사관에 미친 영향은 다대하다.
또한, 백천사 소장 덕이본은 조선시대 ‘덕이본’ 계열의 책들과도 판식(板式)의 차이점이 보여 고려시대의 특징을 보여준다. 따라서 『육조대사법보단경』은 우리나라 선종사상 연구는 물론 고려 후기 목판인쇄문화를 규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서 학술 면에서나 서지학적으로 모두 가치가 높다. 2020년 4월 23일 보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