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나라 반자밀제(般刺密帝) 처음 한역하고, 중국 송나라 계환(戒環)이 요점을 뽑아 주해하였다.
목판본으로 10권 2책으로 구성되었다.
1309년(고려 충선왕 1)에 간행된 판본의 초인본(初印本)이다. 전체에 구결토(吐)가 기입되어 있다. 이 구결은 순독구결(順讀口訣)로서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라는 점에서 훈민정음 이전의 국어사 연구를 위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은 『 능엄경』, 『수능엄경』, 『대불정경』, 『대불정수능엄경』 등으로 약칭한다. 본서는 경문에 계환이 해설한 내용을 묶은 회본이다. 구성은 ‘수능엄경요해서(首楞嚴經要解序)’ 이후에 계환의 경제(經題) 해석과 과판 이후 경의 본문이 해석된다. 회본의 일반적인 구성과 같이 경문에서 한 단 내려 판각한 것이 계환의 해석이다.
『수능엄경』은 주로 경전에 대한 주석인 계환 해(解)를 통해 유포되었다. 청나라의 『지장소(指掌疏)』에서 계환이 문을 걸어 잠그고 심오한 이치를 깨달아 지었다고 평가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선종에서 계환 해가 중시되었다. 조선시대 능엄경언해도 본서와 같은 형식으로 되어 있다. 능엄경이라는 표제로 볼 때, 본 판본의 간행 의의는 계환 해의 확산보다는 경전 유포에 있었다고 추정할 수 있다.
경전은 다문제일(多聞第一) 아난(阿難)이 걸식 도중에 마등가(摩登伽)의 환술에 부림을 당하여 계체(戒體)가 훼손될 뻔한 상황에 빠지자, 석존이 문수보살을 보내어 마등가의 흑주술을 소멸시키고, 둘을 석존의 처소로 데리고 오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주요 내용을 주석자인 계환 해를 통해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경은 서분(序分), 정종분(正宗分), 유통분(流通分)으로 나뉜다. 서분에서는 시간과 장소 등을 진술한[證信序] 후 아난의 자취를 보인다[發起序].
정종분은 다섯으로 나눈다. 첫째 견도분(見道分)에서는 7문답[七徵]으로 상주하는 진심[常住真心]의 본성상 청정하고 밝은 체[性淨明體]임를 나타낸다. 다음은 8환(八還)이다. 8가지 비유를 들어 진리에 돌아오는 것[還]을 설하는 것이다. 이로써 묘한 청정함으로 보는 정기[妙淨見精]를 변설하여 여래장을 나타낸다. 후에 산하의 만가지 형상에 나아가 뛰어난 뜻 가운데도 참된 뛰어남의 본성을 설시한다. 모두 수행인으로 하여 맑은 마음으로 견성(見性)하여 비밀스런 원인[密因]을 수행하여 증득하게 한다.
둘째는 수도분(修道分)이다. 처음에 초심에 두 가지 결정의가 있음을 보였으니, 원인의 마음을 살펴서 과위를 깨닫게[果覺]하게 하였고, 또 번뇌의 근본을 살펴서 수행을 위한 진실한 기틀을 삼게 하였다. 다음으로 6근(根)으로 인해 번뇌에 쌓인 마음을 풀게 하였으며, 신묘한 원통(圓通)을 얻어서 수행의 참다운 요체로 삼게 하였다. 아난이 여기에 이르러서 보리심(菩提心)이 가야 할 바의 길을 명확히 알고, 말세를 구제하기를 서원하고 수행방편을 갖춘다[6권 중간에서 7권 말].
셋째는 증과분(證果分)이다. 처음 범부에서 오십오위를 거쳐 묘각에 이르러 대열반을 성취한다. 이후 결경분(結經分)과 조도분(助道分)이 이어진다. 본 경전과 명칭이 비슷한 경전으로 『수능엄경』 혹은 『수능엄삼매경』이 있지만, 권수가 다르며, 사상성 내지 사상 계통 역시 이미 전혀 다른 것으로 연구된 바 있다.
『대불정여래밀인수증요의제보살만행수능엄경』은 조선시대 간본이 다수 남아 있어, 매우 존중되었음 알 수 있다. 대부분 계환해와 함께 간행하였으므로 계환해를 통해 『능엄경』 공부가 이루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데, 그 가운데 경전 전체에 훈민정음 반포 이전의 순독구결이 기입되었다는 점에서 경전 해석과 국어사 연구에 의의가 크다. 2016년 1월 7일 보물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