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74년(남송, 함순 10) 송나라의 예묘행(倪妙行)이 여러 선사(禪師)들의 명(銘) · 가(歌) · 심요(心要) · 법어(法語) · 시(詩) · 문(文) 등에서 선(禪)에 관련된 내용을 채록하여 편집한 선어록(禪語錄)이다. 2011년 12월 1일에 충청북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고, 구인사에서 관리해오고 있다.
권의 끝부분에 ‘천순육년임오세 조선국 간경도감 봉교조조(天順六年壬午歲朝鮮國刊經都監奉敎雕造)’ 라는 간행 기록이 있어 1462년(세조 7) 간경도감에서 왕명으로 간행된 책임을 알 수 있다.
1책으로 된 목판본이다. 선장본으로 책의 크기는 세로 25.0㎝, 가로 17.0㎝이며, 종이는 고정지이다. 판식은 사주단변에 반곽의 크기는 세로 18.2㎝, 가로 13.4㎝이다. 유계이고 한면에 11항 17∼18자, 주쌍항으로 되어 있다. 어미는 상하내향흑어미이다. 판심제는 진실주(眞實珠)이다. 이 책은 결본이긴 하지만, 동일본으로 현담문고 소장본(보물, 1987년 지정), 단양 구인사 소장본(보물, 1989년 지정), 양덕사 소장본(보물, 2015년 지정) 등이 있다.
권수에 있는 예묘행의 「심법진실주서(心法眞實珠序)」에 의하면, ‘『전등록(傳燈錄)』가운데 가(歌), 면(銘), 현지(玄旨)와 무릇 훌륭한 선지식(善知識)의 요절어구(要截語句)를 뽑아 3권으로 엮어 새겨서 유통시킨 것이다’고 하였으니 『전등록(傳燈錄)』에서 뽑은 글들임을 알 수 있다.
권수 다음에 있는 3종의 서문 중 첫 번째는 1284년(충렬왕 10) 지용이 쓰고, 두 번째와 세 번째는 예묘행이 썼다. 이중 세 번째 서문은 같은 판본인 단양 구인사 소장본에는 보이지만, 역시 같은 판본인 아단문고 소장본에는 보이지 않는다. 이어지는 본문에는 구결, 구두점이 필사되어 있어 이 분야의 연구자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간경도감에서 새긴 초간본으로, 판각이 매우 정교하고 인쇄도 깨끗하며 당대의 유명한 학자들이 교정에 직접 참여하였다. 당시 간경도감의 위상을 살피는데 귀중한 자료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