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에 채색. 세로 120㎝, 가로 115.5㎝. 삼성미술관 리움 소장. 「시골풍경」은 묵로(墨鷺) 이용우(李用雨)가 한적한 시골의 주변 경관을 서양화와 같은 풍경화적 요소를 사용해 묘사한 수묵채색화이다.
화면은 좌우로 구분하여 왼쪽 언덕은 멀리 원산으로까지 높이 연결된 반면, 오른편으로는 하천, 전답(田畓)과 같이 나즈막히 트인 풍경으로 구성하였다. 고전적 관념산수에서도 살펴볼 수 있는 고원(高遠)과 평원(平遠)의 대조적 전개를 기반으로, 적묵(積墨)에 산뜻한 설채(設彩)가 더해지면서 신선한 느낌을 준다. 더하여 물레방아 도는 방앗간, 처마에 빨간 고추를 매어 말리는 초가집과 개울가에서 빨래하는 여인, 아이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오는 어머니와 같이 시골의 따뜻한 정서를 표현하는 모티브들을 첨가했다.
「시골풍경」은 대체로 1940년대 이후의 작품으로 의견이 일치되고 있지만, 작가의 졸년(卒年)인 1952년에 제작된 것으로 연구되었다. 특히 이 그림이 전주 천양정(穿楊亭)에서 바라본 풍경이며 전주에서 교유했던 정대규(鄭大奎)에게 그려준 준 작품이라는 구체적인 정황이 밝혀지기도 했는데, 이용우가 한국전쟁기에 전주에서 피난시절을 보냈다는 사실을 고려해볼 때 충분한 개연성을 지닌다.
이용우는 이처럼 1940년대 이후 풍속화나 재래적인 화법에 다시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으며, 「시골풍경」에서 드러난 것처럼 기존의 수묵 위주 화풍에 푸른색, 녹색, 갈색과 같은 채색안료의 사용이 증가되는 경향을 보인다. 화면 하단에는 아호(雅號) ‘묵로(墨鷺)’라는 서명과 주문방인(朱文方印)이 있다. 1987년 근대미술시리즈 우표 도안으로도 출시된 이용우의 대표 작품으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