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기주(안성기)는 자신의 참전 경험을 토대로 월간지에 베트남전에 관한 소설을 연재한다. 그는 베트남 전쟁의 상처로 인해 불완전한 가정생활을 이루고 있다. 그는 아내와 별거중이다. 어느 날 한기주는 베트남전에 함께 참전했던 전우인 변진수(이경영)로부터 연락을 받게 된다. 변진수는 전쟁의 상처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겪고 있다. 한기주는 변진수로 인해 베트남전에 대한 기억을 회상한다. 한국군은 베트남전에서 많은 전투에 참여하여 전쟁과 학살을 겪게 된다. 한기주가 소속된 부대는 귀국 전 특수임무를 수행하며 이로 인해 47명의 소대원 중에서 7명만 살아남았다. 변진수는 전쟁 후유증으로 인한 환청으로 자신의 귀를 자르고 한기주에게 권총으로 죽여달라고 부탁을 한다. 베트남 참전 군인이 생존하여 귀환하였지만 여전히 베트남 전쟁의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참전 군인의 모습을 통해 전쟁의 후유증을 보여준다.
정지영 감독은 1982년 「안개는 여자처럼 속삭인다」로 감독으로 입문하여 주로 멜로 영화를 연출하였다. 한국에서는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로 넘어오면서 한국사회의 현실을 비판적으로 조명하며 작가의식을 표출하는 코리안 뉴웨이브가 형성된다. 정지영 감독도 이와 같은 충무로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한국현대사를 성찰하는 영화작업을 수행한다. 정지영 감독의 후기 영화의 변화는 1990년 연출한 「남부군」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작품은 1950년대 지리산을 근거지로 활동한 빨치산의 생활을 카메라로 담아내면서 질곡의 한국 현대사를 영화적으로 조명하였고, 「하얀전쟁」도 그 연장선상에 자리한다. 이 영화는 베트남 파병과 유신체제가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현재까지 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제13회 청룡영화상에서 독고영재가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였으며, 제31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과 남우조연상을 수상하여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제5회 동경영화제에서는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여 국내외에서 평가를 받은 작품이다. 2013년에는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화 100선에 선정되었으며, 2019년에는 한겨레와 CJ문화재단이 주관한 '한국영화 100년, 한국영화 100선'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