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영(문성근)은 수배를 받아 폐광촌으로 피신한다. 그곳에서 그는 연탄공장 인부로 취업한다. 탄광촌은 한국사회의 축소판과 같다. 사용자와 노동자의 갈등과 지역유지가 노동자와 다방 종업원을 착취하는 구조를 보여준다. 연탄공장 아들 성철(박중훈)은 유흥가에서 난폭하게 행동하며 그 지역에서 폭력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영숙(심혜진)은 다방에서 티켓을 팔아가면서 살고 있으며 지역 유지인 성철의 폭력에 시달린다. 영숙은 기영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이로 인해 티켓파는 일을 그만둘 결심을 한다.
성철은 생모의 죽음으로 인해 억압된 감정이 폭발하여 영숙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기영은 이를 말리다가 싸움에 연루된다. 기영은 형사에게 연행되어 신문을 받으나 다시 석방된다. 기영은 신분 노출을 우려해서 다른 곳으로 피신을 시도하고 영숙은 성철에게 잡힌다. 영숙은 성철을 살해하여 경찰에 체포되고 기영은 탄광촌을 떠난다.
박광수 감독의 대표작으로 한국 노동현실의 모순을 영화적으로 파헤쳤다. 1990년대 한국사회 현실과 문제의식을 담보하고 있는 리얼리즘 계열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파업전야」가 노동운동을 소재로 하여 노동자들이 의식을 자각하고 실천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면, 「그들도 우리처럼」은 노동의 현장을 멜로적 정서로 담아낸 대중영화이다. 1990년대 코리안 뉴웨이브를 이끌었던 대표적인 작품으로 한국사회의 모순과 이를 타개하려는 지식인의 노력과 무력감이 잘 표출되었다. 지식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여 구체적인 노동 현장과 삶의 현장을 바라보면서 지식인의 성찰과 민중적 삶에 대한 연민 그리고 멜로 드라마적 요소를 잘 배합한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