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 이태(안성기)가 조선중앙통신사 전주지사를 떠나는 1950년 9월부터 지리산에서 체포되는 1952년 3월까지의 이야기가 이태의 내레이션(narration)으로 진행된다.
조선로동당 유격대에 합류한 종군기자 이태는 전세의 변화에 따라 함께 이동하며 남부군의 전투 활동을 기록하게 된다. 그리고 토벌대의 추격으로 인한 부상으로 자신을 간호해 주던 박민자(최진실)와 사랑에 빠진다. 겨울이 깊어가고 악담봉 전투에 참여하면서 시인 김영(최민수)을 만나 동족 간 전쟁의 허무함을 토로한 이태는 정치부 소속의 정식당원이 된다. 하지만 얼마 후 휴전회담 체결 소식과 함께 이제 북한으로의 귀환과 열렬한 환영을 기대하며 지내던 나날도 잠시 뿐이었고, 추위와 굶주림 그리고 쇠진해진 사기로 궁지에 몰리게 된다. 마침내 최후의 전투가 벌어지고 대열에서 낙오된 이태는 토벌군의 포로가 되면서 기나긴 빨치산 생활을 마감한다.
“지리산 공비를 인간적인 차원에서 다룬다.”는 이유로 국방부 등 군 관련기관의 지원과 협조가 거부되어, 17명의 투자자에 의한 독립제작방식으로 제작되었다. 3년의 제작기간과 1년의 촬영기간, 엑스트라 3만 명 동원, 상영시간 2시간 40분이라는 기록을 수립하여 개봉 이전부터 주목을 받았다.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국책영화’, ‘반공영화’를 제작하던 당시의 분위기에서 ‘빨치산 문학’에 속하는 남부군을 주제로 하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남부군의 상황을 객관적이면서도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본 최초의 영화라는 평가와 함께 빨치산이 지나치게 개인적으로 재현되었다는 비판도 받았다.
1990년 제11회 청룡영화상 감독상을 수상했고, 1994년 제6회 도쿄영화제에 출품했으며, 2014년 한국영상자료원의 ‘한국영화 100선’에 선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