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민주화운동은 대통령 직선제 개헌을 이루어냈고 사회 전반에 걸친 변화를 가져왔다. 노동운동이 활발하게 전개되었던 것도 그 중 한가지이다. 엄격한 통제하에서 숨죽이던 노동자들의 권리 쟁취 운동은 공적 미디어에서 다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다루더라도 왜곡되거나 축소되는 경우가 많아 노동자와 노동 운동 집단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제기가 끊임없이 있어 왔고, 이에 필름이 아닌 접근성과 활동성이 뛰어난 비디오를 매체로 하는 영상물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노동자뉴스제작단이 만들어졌다. 1989년 3월 『노동자뉴스』 제1호를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러서는 극영화와 영화제 개최까지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노동 현장의 실상과 파업 등 노동 운동의 면면을 카메라에 담아 노동자들은 물론 일반 시민에게도 홍보하는 영상운동 집단으로 노동자뉴스제작단이 위치한다. 여기에는 정권과 미디어의 통제 속에 실상이 전달되고 있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기본적으로 자리하며, 노동 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영상을 통한 홍보와 의식 고취, 나아가 영상을 통한 투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기능은 크게 제작과 교육, 대중 홍보로 구분할 수 있다. 제작부문에서는 뉴스나 다큐멘터리, 극영화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울러 노동자나 노동 운동과 관계된 영상물을 제작, 홍보, 상영하고 있다. 교육은 주로 노동조합의 후원하에 노동자들 스스로 작품 제작을 할 수 있는 제작 교육이고, 이는 노동영상패라는 조합내 조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대중 홍보 부분은 1997년부터 시작된 서울국제노동영화제가 가장 두드러진 것이라 할 수 있다. 제1회는 레이버미디어 국제회의의 부대행사였으나, 1998년 2회부터는 독립된 영화제로 전국 각지에서 개최되고 있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은 영상의 사회운동적 기능을 노동 운동에 특화시켜 만들어진 결과이다. 또한 비디오 매체를 활용함으로써 활동성과 영역의 폭을 넓혔고 최근에는 HD극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의 활용이 눈에 띄며, 상영 공간에 있어서도 극장이라는 테두리를 벗어나 노동현장을 찾아가 상영하는 적극적인 형태를 만들어냈다. 노동 운동의 고취와 단결을 위해 전개되던 노래패 활동과 더불어 영상을 통한 노동 운동은 시대의 조류를 함께하는 변화를 보여주는 단면이기도 하다.
노동 운동의 고조와 침체에 따라 활동량에는 차이가 있지만, 사회계급으로서의 노동자와 노동 운동에 초점을 맞추어 전개되어 온 노동자뉴스제작단의 활동은 국제적인 연대와 교류 등을 통해 획일적인 운동 행태를 다양하게 변화시키고, 영상을 통한 노동운동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