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불이 서방극락에서 협시보살인 관음과 지장, 십대제자, 그리고 호법 신중 등을 거느리고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불화이다. 일제강점기인 1925년에 당시 대표적인 화사 중 한 명인 보응당(普應堂) 문성(文性)이 그렸다. 본래 공주 동학사의 미타암에 봉안되어 있다가 이안된 것으로 한국 근대기 불화의 도상과 화풍이 적극적으로 반영되어 있다.
『정토삼부경』에 따르면 아미타불은 불교의 많은 정토 세계 중 서방 극락정토를 주관하는 부처이다. 이 그림은 아미타부처가 권속들을 거느리고 서방 극락에서 설법하는 내용을 그린 것이다. 가로가 긴 화면의 중앙에는 아미타여래가 연화 대좌 위에 앉아 있고 그 왼쪽에는 관음보살이, 그리고 오른쪽에는 지장보살이 앉아있다. 관음보살은 높은 관을 쓴 위로 백의를 걸쳐 어깨까지 망토처럼 늘어뜨렸으며, 왼손에는 정병을 들고 오른손은 가슴께로 들어 엄지와 검지를 결하고 있으며 협시로는 선재동자와 용녀가 시립하고 있다. 지장보살은 오엽관을 쓰고 두 손을 모아 보주를 받들고 앉아 있으며 협시로 좌측에 도명존자와 우측에 민장자를 거느리고 있다. 이러한 아미타삼존의 주변으로는 십대 제자, 제석천과 범천, 그리고 천왕 등이 시립하고 있다.
경전에 따르면 아미타불의 좌우 협시는 관음보살과 대세지보살이지만 10세기 이후에는 관음보살과 지장보살의 구성도 나타난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자와 후자의 경우 모두 확인된다. 중국의 지장보살 형상은 민머리의 승형이나 두건을 쓴 피건형의 모습과 함께 오엽관을 쓴 모습도 많이 보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승형이나 피건형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근대기에 들어오면 오엽관을 쓴 지장보살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이는 중국에서 유입된 많은 불화와 판본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봉국사 아미타설법도의 관음과 지장의 형상, 협시의 구성과 형상은 김제 부용사에 전해지는 청 말엽에 제작된 제존집회도에 등장하는 존상들과 매우 유사하다.
봉국사 아미타설법도는 화면 하단의 화기를 통해 1925년에 보응당 문성이 그린 것임을 알 수 있다. 붉은색과 녹청색을 주조색으로 하였고 그 외에 백색과 군청색도 사용하여 그렸는데, 십대제자의 얼굴에 소위 ‘서양화법’이라 불리는 음영법이 구사되어 있다. 이 그림의 도상은 청양 정혜사 남암의 아미타설법도(1919), 전주 학소암의 아미타설법도(1925)와 매우 유사하다. 특히 정혜사의 아미타설법도는 봉국사본의 화사인 보응당 문성이 그린 것이어서 주목되며 이를 통해 그가 당시 이러한 도상의 아미타설법도를 선호하고 있었음을 살필 수 있다. 이 그림은 2013년 대전광역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한국 근대기 아미타설법도의 도상과 표현 기법의 경향을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이다. 특히 불화사인 보응당 문성의 화풍을 연구하는데 있어서 참고가 될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