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타불이 극락에서 다양한 위계의 권속을 모아 놓고 설법하는 모습을 그린 조선 후기의 아미타설법도이다. 1688년에 제작되었는데 화면 크기는 세로 293cm, 가로 277cm이다. 17세기에 제작된 아미타설법도의 귀한 사례 중 하나이며 수화승(首畵僧)은 민원(敏圓)이다.
아미타불은 불교의 많은 정토 세계 중 서방 극락정토를 주관하는 부처인데, 이 그림은 『정토삼부경(淨土三部經: 극락정토를 설명한 세 가지 경전, 즉 『무량수경』·『관무량수경』·『아미타경』)에 근거하여 주존인 아미타불이 팔대보살, 불제자, 그리고 사천왕 등의 호법신중을 모아 놓고 설법하는 모습을 묘사한 불화이다. 화면의 중앙에는 본존인 아미타불이 대좌 위의 연화좌에 결가부좌한 채 앉아 있으며 그 앞쪽에 좌협시인 관음보살이 보관에 화불(化佛)을 갖추고 정병(淨甁)을 든 채 서 있고 우협시로는 경전을 든 대세지보살이 시립하고 있다. 아미타삼존의 주변에는 6위의 보살, 여섯 명의 제자, 그리고 사천왕, 용왕과 용녀 등이 시립하고 있다. 아미타불은 광배를 갖춘 채 당당하고 위엄있는 자세로 앉아 있으며 머리의 육계는 높고 정상계주와 중간계주가 모두 있으며 얼굴의 이목구비가 뚜렷하다. 오른손을 어깨 근처까지 올려 첫째와 셋째 손가락을 맞대었으며 왼손은 가부좌한 무릎 위에 놓은 채 첫째와 셋째 손가락을 마주 잡은 하품중생인(下品中生印)을 취하였다. 보살들은 고요한 표정으로 주존을 둘러싸고 있는 반면 불제자들은 형상과 표정이 다채롭다. 사천왕은 비파를 든 동방(東方) 지국천왕(持國天王)에서부터 보탑을 든 북방(北方) 다문천왕(多聞天王)에 이르기까지 존상들의 모습이 역동적이어서 수호신으로서의 성격을 잘 보여주고 있다. 전체적으로 아미타불을 중심으로 좌우 동수로 대칭을 이루며 마치 층단을 이루듯 배치되어 있어 안정감이 느껴진다.
화면 하단의 화기를 통해 볼 때 1688년에 고방사에 봉안하기 위해 제작한 불화임을 알 수 있다. 민원(敏圓)을 수화승으로 죽총(竹䕺), 경찬(竟粲), 각림(覺林)이 동참하여 그렸다. 수화승 민원의 행적은 거의 알려진 바가 없지만, 함께 화사로 참여한 각림은 1656년에 조각승 무염과 더불어 완주 송광사 소조석가여래삼존좌상 및 오백나한상을 조성한 경력을 갖고 있다. 붉은색과 녹청색을 주조색으로 하고 그 외에 황토색과 백색 등을 이용하여 채색한 불화인데 존상의 표현과 채색의 운용 방식, 구름의 표현 등이 특징적이다.
17세기의 불화 경향을 살필 수 있는 아미타설법도로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갖고 있다. 아울러 경상북도 일대를 중심으로 활동한 화사들의 개성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