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비단 바탕에 채색. 가로 261㎝, 세로 157.5㎝. 감로도(甘露圖)란 죽은 영혼(靈魂)을 대표하는 아귀(餓鬼)에게 감로수(甘露水)를 내려 고통을 구제한다는 내용을 도설한 그림으로, 망자(亡子)의 영혼을 천도(薦度)하는 불교 의식에 사용된다. 16세기부터 20세기 초까지 꾸준히 제작되었는데, 수국사 감로도는 근대기를 대표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감로도는 화면이 상 · 중 · 하단으로 구성된다. 아래쪽에는 망자의 속세에서의 삶과 지옥에서 고통을 받는 장면이 표현되며 중앙부에는 의식 장면이 그려지고 위쪽에는 칠여래(七如來)와 아미타삼존 등의 불보살이 위치한다. 즉 고통받는 망혼이 의식을 통해 불보살의 구제를 받는다는 내용을 하단에서부터 상단까지 순차적으로 묘사한 것이다.
이 그림의 상부에는 칠여래가 합장을 한 채 나란히 서 있으며 칠여래의 좌측에는 아미타삼존이 구름을 타고 내영하는 모습과 구름 속에 쌓인 뇌신(雷神)의 모습이, 그 우측에는 지장삼존(지장보살 · 도명존자 · 무독귀왕)과 인로왕보살(引路王菩薩)이 내영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중단에는 의식단 위에 삼신불번(三身佛幡)을 늘어뜨리고 공양물을 배열하였고 제단 옆의 공간에서는 작법승(作法僧)들이 큰 북과 바라 등을 두드리며 의식을 집전하는 모습과 승무를 추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하단에는 합장한 아귀 둘을 중심으로 전쟁 장면, 지옥 장면, 한복 입은 남녀들이 춤을 추거나 싸우는 장면, 음식을 가득 차려 놓고 무당이 굿하는 장면, 대장간에서 일하는 장면, 남사당의 연희 장면 등이 사실적으로 묘사되었다.
대한제국기에 황실의 명으로 강재희(姜在喜), 강문환(姜文煥) 등이 관리 감독하여 제작한 여러 점의 수국사 불화 중 하나로 근대기 서울 지역의 대표 화사인 보암당 긍법(普庵堂亘法)이 주관하여 그렸다.
수국사 감로도는 남양주 흥국사 감로도(1868)와 개운사 감로도(1883)를 비롯한 일련의 작품과 도상이 매우 유사하다. 다만 수국사본은 다른 작품들에 비해 가로의 길이가 긴 편이어서 모티프들 사이에 공간이 많이 확보되어 있다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수국사 감로도는 근대기 서울 · 경기 지역의 감로도 경향을 파악하는데 의미가 있는 작품이며 대한제국기의 황실 발원 불화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