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진관사 십육나한도 (서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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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진관사 십육나한도(1)
서울 진관사 십육나한도(1)
회화
유물
문화재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사 영산전(靈山殿)에 봉안할 목적으로 1884년에 제작한 십육나한도.
정의
서울특별시 은평구 진관사 영산전(靈山殿)에 봉안할 목적으로 1884년에 제작한 십육나한도.
개설

2002년 서울특별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되었다. 무명 바탕에 채색. 각 폭 세로 106~110㎝, 가로 155~183㎝. 십육나한은 깨달음을 얻어 아라한과(阿羅漢果)에 이르렀으나 미륵(彌勒)부처가 올 때까지 열반(涅槃)에 들기를 미룬 채 이 땅에 남아 불법을 수호하고 중생을 이롭게 하는 소임을 맡은 16명의 불제자이다. 나한은 십육나한, 십팔나한, 오백나한으로 무리를 이루어 신앙화 되는데, 그 중 십육나한은 나한의 성격이 가장 집약된 구성이라 할 수 있다. 십육나한의 구성과 성격은 『불설대아라한난제밀다라소설법주기(佛說大阿羅漢難堤密多羅所說法住記)』에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이 그림은 경전에 기술된 십육나한의 특성이 잘 반영되어 있다.

내용

진관사 십육나한도는 총 4폭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로로 긴 화면에 깊은 산중을 배경으로 나한과 권속, 그리고 다양한 경물을 표현하였다. 나한은 경전을 읽거나 금강령(金剛鈴)을 들고 의식을 행하거나 선정(禪定)에 들어 있거나 먹으로 난을 그리는 등 다양한 자세로 앉아 있다. 특히 나한이 여의로 용을 부르는 모습과 이를 보고 놀라는 동자의 표정이 역동적으로 묘사되어 있는데, 이는 물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용을 불러 비를 내릴 수 있는 나한의 신통력(神通力)을 도설(圖說)한 것이다. 또한 난을 그리는 나한 앞에는 호랑이 한 마리가 온순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데, 이 역시 나한이 맹수인 호랑이를 순종케 하여 불교에 귀의 시킬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을 지니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용과 호랑이는 당 말 오대부터 나한도에 표현되어 온 전통 깊은 도상이다.

나한의 주변에는 동자들이 매우 자유로운 표정과 자세로 표현되어 있다. 동자들은 차를 다리거나 시주자가 바친 공양물을 옮기거나 나한의 지물(持物)을 대신 들고 있거나 학(鶴)과 놀기도 하고 사슴에 기대에 앉아 있기도 하다. 배경으로 소나무, 대나무, 거북, 사슴, 학 등 십장생(十長生)이 등장하여 주목되는데, 이러한 모티프는 수명을 연장시킬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나한의 성격과도 잘 부합한다.

붉은색, 녹청색, 군청색과 백색이 대비를 이루어 전체적으로 강렬한 인상을 주며 나한의 신체와 배경 구름 표현에 음영법이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십육나한은 노비구 모습의 나한을 비롯하여 상대적으로 젊은 모습의 나한, 그리고 마치 서역인을 연상시키는 이국적인 이목구비와 곱슬 거리는 머리카락을 지닌 나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모습으로 표현되었다.

진관사 십육나한도는 근대기에 주요 불교 후원자로 부상한 상궁(尙宮)들의 시주로 제작된 작품이다. 그림에 화사(畵師)의 이름이 기록되어 있지 않지만 1884년에 함께 제작 · 봉안된 제석천도(帝釋天圖)와 명부사자도(冥府使者圖)의 기록을 참고할 때 화승(畵僧) 동호당 진철(東昊堂 震徹), 금화당 기형(錦華堂 機炯), 축연(竺衍) 등이 주축이 되어 그린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근대기에 서울 · 경기와 강원도에서 왕성한 활동을 했던 대표적인 화승들이다. 특히 축연은 음영법을 적극적으로 구사하던 화사인데 그의 개성이 이 그림에도 잘 반영되어 있다.

의의와 평가

진관사 십육나한도는 나한도 중 근대기 서울 지역에서 제작된 드문 사례로 당시 이 지역의 나한도 경향을 파악하고 화사들의 화풍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상궁들이 발원한 작품이라는 점도 의의가 크다.

참고문헌

『한국의 나한도』(신광희, 한국미술연구소, 2014)
「고산당 축연의 불화 연구」(최엽, 『동악미술사학』5, 동악미술사학회, 2004)
「화승 석옹철유와 고산축연의 생애와 작품」(김승희, 『동원학술논문집』4, 한국고고미술연구소, 2001)
집필자
신광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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