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6년(선조 29)에 작성된 속오군(束伍軍)의 군적 문서이다. 평안도의 안주(安州) 진관(鎭管)의 군병에 대한 신체검사 내용이 실려 있다.
임진왜란(壬辰倭亂)을 겪는 과정에서 중국 척계광(戚繼光)의 진법(陣法)에 따른 새로운 부대의 편성이 요구되었다. 이에 따라 1594년(선조 27) 2월에 중앙군인 훈련도감(訓鍊都監)이 설치되었고, 12월에는 지방군으로서 속오군(束伍軍)의 설치가 시작되었다. 전국을 남·북으로 나누어 경기·황해·평안·함경의 4도(道)는 유성룡이, 강원·충청·전라·경상의 4도는 이원익(李元翼)이 각각 도체찰사(都體察使)로서 군무를 전담하였다. 평안도 지방에 진관 편성이 완료되는 것은 1596년(선조 29) 5월이었으며, 편성 책임자는 평안도 관찰사 윤승길(尹承吉)이었다.
책의 크기는 세로 39.3㎝, 가로 26.6㎝이다. 지질은 저지(楮紙)이고, 외곽선과 계선(界線)이 목판으로 인쇄되었다. 계선은 12항(行)으로 인쇄되었고, 각 항에는 ‘년(年)’ ‘계(係)’ ‘주(住)’ ‘장(長)’ ‘면(面)’ ‘수(鬚)’ ‘습(習)’자가 간격을 두고 인쇄되었으며, 그 외의 기록은 필사되었다.
안주 진관의 속오군에 대한 신체검사서이다. 안주 진관의 전사(前司) 전초(前哨) 3기(旗) 2대(隊)로부터 후사(後司) 중초(中哨) 2기 3대까지 552명이 기재되어 있다. 중간에 결락된 부분이 있어서 『진관관병편오책』에 비하여 대상의 수는 적지만, 기록되어 있는 부분이 상세하여 당시 속오군 전반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기총(旗摠) 이하 군병의 직역, 성명, 나이와 소속 군현 및 거주지, 신장, 얼굴 특징, 수염 및 근력과 상처 부위 등이 순서대로 기록되어 있고, 마지막으로 『진관관병편오책』에 기재된 삼수(三手) 기예 중의 주특기가 기록되어 있다. 살수(殺手)인 경우, 등패(藤牌)·낭선(狼筅)·장창(長槍)·당파(鎲鈀) 등 다루는 무기가 기재되어 있다.
이 자료에 한정해서 볼 경우, 속오군은 양인과 천인을 망라하여 구성되었으며, 천인의 경우 공천과 사천의 구분은 없었다. 양반으로 편성된 경우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중인 계층은 일부 포함되어 있었다. 또한 신체 조건을 기재한 정보도 다양한 경로로 활용이 가능하다. 안주 속오군의 평균 신장은 7.25척(尺)으로, 『경국대전(經國大典)』에 규정된 주척(周尺) 21.04㎝를 적용할 경우 152.54㎝가 된다. 기예별로 분석하면 사수(射手)의 신장이 가장 크고 살수(殺手)와 포수(砲手)의 순서이다. 평균 근력도 사수-살수-포수의 순서로 나타난다.
속오군은 신역(身役)의 유무와 공사천(公私賤)을 막론하고 편성하였으므로, 필연적으로 본래의 신역과 속오군을 ‘겸역(兼役)’하는 문제가 발생한다. 『진관관병용모책』에는 본래의 신역, 즉 본역(本役)에 함께 기재되어 있어 속오군으로 편성된 인원의 실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