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문집(西汀文集)
모의하다가 발각되어 죽은 장소를 지나가며 감회를 읊은 시(詩)로 ‘오백년 전의 일이 눈에 생생하게 떠올라 복받치는 감정에 말〔馬〕도 머뭇거리며〔躕躇〕 나아가지 못했다’고 하니, 역사의 한 장면을 보여주는 시(詩)라 할 수 있다. 「차김창기화단십이분음(次金昶基花壇十二盆韻)」은 죽(竹), 송(松), 매(梅), 연(蓮), 난(蘭), 당국(唐菊), 종려(棕櫚), 석유(石榴), 풍(楓), 유(榆), 백일홍(白日紅), 치자(梔子) 등을 다양한 형태로 분재〔盆〕했던 감흥을 적고 있다. 「유장능일기(遊莊陵日記)」는 영월(寧越)까지 고적을 답사한 과정을 그림 그리듯 세밀하게 표현하였는데, 민간의 사소한 면까지 서술하고 있는 점이 특징이다. 백형(伯兄)을 위한 제문(祭文)은 형제의 정이 넘쳐 흐르는데, 형을 잃은 동생의 슬픔 마음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