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조사(居祖寺)라고도 한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본사 은해사(銀海寺)의 산내 암자이다. 693년(효소왕 2)원효가 창건하였다는 설과, 경덕왕 때 왕명으로 창건하였다는 설이 있다.
그 뒤 고려시대에는 지눌(知訥)이 송광사에 수선사(修禪社)를 세워 정혜결사(定慧結社)를 이룩하기 전에 각 종파의 고승들을 맞아 몇 해 동안 수행했던 사찰로 유명하다.
1182년(명종 12) 지눌은 개성 보제사(普濟寺)의 담선법회(談禪法會)에 참여하여 동료들과 함께 선정(禪定)을 익히고 힘써 지혜를 닦자는 맹서의 글을 지어 후일을 기약하였다.
1188년 봄에 거조사의 주지 득재(得才)는 지난날 결사를 기약했던 수행자를 모으고, 당시 경상북도 예천의 하가산(下柯山) 보문사(普門寺)에 머물렀던 지눌을 청하여 처음으로 이 절에서 정혜결사를 시작하였다.
그 뒤 이 결사는 송광사로 옮겨갔다. 1298년(충렬왕 24)원참(元旵)이 밤중에 낙서(樂西)라는 도인을 만나 아미타불 본심미묘진언(本心微妙眞言)과 극락왕생의 참법(懺法)을 전수받아 기도도량으로도 크게 부각되었다.
그 뒤의 역사는 자세히 알려져 있지 않지만, 근래에는 나한 기도도량으로써 3일만 지성껏 기도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다 하여 많은 신도들이 찾아들고 있다.
현존하는 당우로는 1962년 국보로 지정된 영천 거조사 영산전과 2동의 요사채가 있다. 영산전 안에는 청화화상이 부처님의 신통력을 빌려 앞산의 암석을 채취하여 조성했다는 석가여래삼존불과 오백나한상, 상언(尙彦)이 그린 탱화가 봉안되어 있다. 그 중 법계도(法界圖)를 따라 봉안된 나한상은 그 하나하나의 모양이 특이하고 영험이 있다고 전한다.
이 밖에도 영산전 앞에는 고려시대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높이 3.6m의 은해사 거조암 삼층석탑 1기가 1985년 경상북도 문화재자료(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