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음악의 기악연주에서 악기소리를 실제의 소리에 가깝도록 의성화하여 입으로 소리내어 부를 수 있게 문자로 기록한 독보법(讀譜法)이다. 소리의 음명이나 계명이 아니고, 다만 각 악기에서 나는 소리를 의음(擬音: 흉내내어 인공적으로 만드는 소리)에 의해서 저마다의 주법이나 수법(手法), 취법(吹法) 등 모든 연주에 관한 것을 표현하기 위한 하나의 약속으로, 시대 또는 악보나 문헌의 종류에 따라 약간씩 다르다. 정악과 민속악에 두루 쓰인다.
구음을 소리내어 읽는 법을 구음법이라 하는데, 이 구음법은 시대에 따라 변화된다. 현행 국립국악원에서 발간되는 악보나 곡목은 대개 다음과 같은 방법에 의해 모든 악기의 구음법을 통일시키고 있다.
황종(黃)=나, 태주(太)=누, 협종(夾)·고선(姑)=루, 중려(仲)=너, 임종(林)=노, 남려(南)=느, 무역(無)·응종(應)=르, 청황종(潢)=나
이러한 구음법은 국립국악원 부설 국악사양성소에서 학생들에게 독보법을 익히게 하기 위해 1950년대에 발행한 김기수(金琪洙)의 『대마루108』에 의한 것이다.
「죽지사(竹枝詞)」나 「수양산가(首陽山歌)」와 같은 가사나 잡가의 ‘나니나노 나니나노 나니·나니나노 나니나’「죽지사」, ‘네로니네로노니 나네헤리루(허고) 나루니루(허고) 네로나니 나루니루(허고) 네루레니 느니나노흐나니 나느니나노니나노 노느니나’「수양산가」같은 구절은 모두 관악기의 선율이나 가락을 구음으로 묘사한 것이다.
한편 타악기는 관악기나 현악기와 달리 리듬악기이므로 타법에 따라 구음법을 통일시키고 있으며 그 형태는 다음과 같다.
합장단(雙)=덩·떵, 채(鞭)=덕, 북(鼓)=궁·쿵, 굴리기(搖)=더러러러
현전하는 옛 악보 중 구음법에 의한 것이 적지 않게 있으며, 이를 육보(肉譜)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