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 보물로 지정되었다. 1687년(숙종 13)에 능학(能學), 계호(戒湖), 최순(崔順), 처묵(處默), 인행(印行), 정인(精印)의 6명의 화사(畵師)가 그렸다. 연꽃을 든 보살신(菩薩身)에 ‘천백억화신석가모니불(千百億化身釋迦牟尼佛)’의 존명은 주존불이 법신 비로자나삼신불의 화신 석가모니불임을 알려준다. 그리고 장곡사(長谷寺) 미륵불괘불탱(1673년 작)처럼 각 존상마다 명칭이 밝혀져 있어 도상학적인 연구에 매우 귀중한 자료이다.
지권인(智拳印)을 한 칠불(七佛)이 장식된 보관(寶冠)을 쓴 보살형 석가불입상을 중심으로 현저하게 작아진 수많은 권속들이 공간 없이 배열된 구도로, 독존입상 형식보다 선행하는 형식이다. 석가불의 두광 좌우로 비로자나불좌상과 노사나불좌상이 강조된 삼신불의 구성이 돋보인다. 석가불의 협시보살로 수기삼존을 의미하는 미륵보살과 제화갈라보살을 포함한 6대보살(六大菩薩), 10대제자(十大弟子), 범천과 제석천, 사천왕, 천자(天子), 아수라(阿修羅), 용왕(龍王), 벽지불(辟支佛 : 스승 없이 혼자 깨달은 이) 등의 많은 권속이 둘러 싼 군도(群圖)식 구도이다.
6대보살은 합장한 미륵보살과 제화갈라보살(提花渴羅菩薩), 여의(如意)를 든 문수보살과 경책을 얹은 연꽃을 든 보현보살, 보관에 화불이 묘사된 관세음보살과 정병(淨甁)이 나타난 대세지보살이 중단에 배치되었다. 하단에는 사천왕이, 상단에는 십대제자, 아사세왕(阿闍世王), 아수라왕, 가루라왕(迦樓羅王), 용왕 등 총 34구의 권속이 화면 가득히 배열되었다.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 겨드랑이로 돌려 묶은 띠와 복부의 둥근 장식 등의 착의법(着衣法)은 충청남도 장곡사 미륵불괘불탱의 본존불과 비슷하다. 그러나 원통형의 신체는 양감이 줄어들었다.
모란 덩굴무늬의 장식적인 광배(光背 : 회화나 조각에서 인물의 성스러움을 드러내기 위해서 머리나 등 뒤에 광명을 표현한 둥근 빛)와 밝고 부드러운 색감, 화려한 문양, 유려한 필선(筆線)의 형태 묘사는 17세기 후반기를 대표하는 걸작에 속한다.
뒷면에는 1832년 4월에 수륙재(水陸齋), 1904년 9월 23일에 49재(四十九齋)를 위해 이 괘불탱을 모셨으며 신묘년(辛卯年)에 개수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따라서 이 석가모니불괘불탱은 수륙재, 49재 등 영혼을 천도하는 목적의 큰 법회 행사 때 사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 괘불탱은 화신 석가모니불 중심의 삼신불형식으로, 이와같이 연꽃을 든 보살형 불상은 화신 석가모니불, 보신 노사나불, 미륵불로 등장하기 때문에 존명이 없다면 이들의 구별은 쉽지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