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신신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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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신앙
개념
상상의 동물로서 풍운 조화를 일으키고 비를 내리며 바다를 관장하는 용신에 대한 민간신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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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약

용신신앙은 상상의 동물로서 풍운 조화를 일으키고 비를 내리며 바다를 관장하는 용신에 대한 민간신앙이다. 전국의 용못이나 용우물에는 용이 은혜를 갚으려고 비를 내리어 황무지를 옥토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이는 농경의 신으로서 용신이 숭앙되었음을 말해준다. 우리나라에서 용이 신으로 인식된 것은 고대의 수신신앙이 삼국시대 불교가 전래되어 용신신앙으로 변모되면서부터라고 생각된다. 신라 31대 문무왕이 죽은 후에 호국대룡이 되어 불법을 숭상하고 나라를 수호하겠다고 하였다. 그 후 문무왕은 호국용신으로서 이적을 나타냈다.

목차
정의
상상의 동물로서 풍운 조화를 일으키고 비를 내리며 바다를 관장하는 용신에 대한 민간신앙.
내용

우리 나라에서 이 신으로 인식된 것은 고대부터 자생했던 수신신앙(水神信仰)이 삼국시대 불교가 전래되어 용신신앙으로 변모되면서부터라고 생각된다. 고구려의 주몽신화(朱蒙神話)에서 하백녀(河伯女) 유화가 고구려의 국모신(國母神)으로 제향을 받았다는 점에서 수신신앙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주몽신화에서는 용이 오룡거(五龍車)라는 해모수의 수레를 끄는 동물로 되어 있어 본격적인 신으로 숭앙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신라에서는 국모 알영(閼英)이 수신이면서 용신의 성격을 보여준다. 알영은 알영정(閼英井)에서 계룡의 몸에서 태어나서 시조왕의 왕비가 되고 박혁거세(朴赫居世)와 함께 두 성자(聖者)로 신라인의 숭앙을 받았다. 여기서 수신과 용신이 교섭되는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석탈해신화(昔脫解神話)에서도 용성국(龍城國)의 이십팔용왕(二十八龍王)이 있다고 하여 세상을 통치하는 존재로서 용왕이 등장하고 있음을 본다.

용신에 대한 숭앙이 고조되는 계기가 된 것은 신라시대 호국(護國)용신신앙이 형성되면서부터라고 생각된다. 신라 31대 문무왕(文武王)은 당군(唐軍)이 침입한다는 소식을 듣고 용궁에 들어가 비법을 배워 왔다는 명랑법사(明朗法師)를 시켜 문두루(文頭婁)의 비법을 행하여 당나라 배를 침몰하게 하였다. 여기에서 용왕이 살고 있다는 바다의 용궁이 등장함을 보아 용왕신앙이 있었음을 찾을 수 있다.

문무왕은 세상을 떠나며 유언하기를 죽은 후에 호국대룡이 되어 불법을 숭상하고 나라를 수호하겠다고 하였다 유언에 따라 문무왕을 동해 바다 바위 위에 장사지냈는데 그 후 문무왕은 호국용신으로서 이적(異蹟)을 나타냈다. 『삼국유사』의 만파식적(萬波息笛)조에는 일관(日官) 김춘질(金春質)이 떠다니는 산을 보고 점을 쳐 말하기를 문무왕이 해룡이 되어 삼한을 진호(鎭護)한다고 하였다. 여기서 신라의 호국용신신앙이 확립됨을 볼 수 있다.

신문왕이견대(利見臺)에 행차하여 용으로부터 옥대를 받는다. 이 옥대는 용신이 된 문무왕과 천신이 된 김유신(金庾信)이 합심하여 받친 보물로서 만파식적과 함께 국가를 태평하게 하는 보물이었다. 만파식적의 기능을 보면 호국용신의 기능을 짐작할 수 있다. 적병을 물리치고 가뭄에 비를 오게 하고 물결을 진정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용신신앙은 호국불교의 사상과 본래부터 자생하였던 수신신앙이 습합(習合)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본다.

이러한 호국용신의 관념은 백제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백제 29대 무왕(武王)이 된 서동(薯童)은 모친이 남지(南池)의 지룡(池龍)과 교통하여 탄생한 인물이었다. 여기서 용의 후손이 국왕이 되었다는 점에서 신성혈통으로서 용손사상을 찾을 수 있다. 무왕의 아들 의자왕(義慈王) 때 백제는 멸망하였다. 이 때 당장(唐將) 소정방(蘇定方)이 백제를 공격할 때 용신이(또는 의자왕이 용으로 변하여) 백제를 보호하자 소정방이 백마를 미끼로 용을 낚아 제거했다는 조룡대(釣龍臺) 전설이 구전된다. 여기서 백제를 지키는 호국용신의 관념을 찾을 수 있다.

용의 혈통이 왕으로 이어져서 신성시되는 관념은 고려 국조신화에까지 계승되었다. 『고려사』 「세가(世家)」에는 왕건(王建)의 조부인 작제건(作帝建)이 여우에게 시달리는 서해용왕을 구출하고 용녀(龍女)를 아내로 맞이했는데, 고려를 건국한 왕건은 바로 작제건과 용녀의 손자라고 되어 있다. 국조 왕건을 용녀의 후예로 설정한 것은 고려시대에 이르러서 용신신앙이 굳게 자리잡은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용신은 호국신으로서 나라를 지키고 용의 혈통은 신성시되어 국왕의 혈통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용신은 본래 물을 관장하는 수신으로서 비오는 것을 관장하는 기능을 가지고 숭앙되었다. 강우(降雨)를 주관하는 용의 이야기는 『삼국유사』 보양이목(寶壤梨木)조에 실려 있다. 보양스님을 따라서 신라로 들어온 용자(龍子) 이목(離目)은 날이 가물자 보양스님의 지시를 받고 천신의 허락도 받지 않은 채 농민을 위하여 비를 내려 주었고 보양스님은 이목을 징벌하러 온 천신의 사자에게 배나무를 이목이라고 하여 벼락치게 하였다. 이는 불교와 습합된 농경의 신으로서 용신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을에 우물이나 샘은 용왕굿이나 용신제를 받는 용신의 거주처로 알려져 있다. 음력 정월 보름에 행하는 ‘ 용알뜨기’라는 습속은 임신을 하기 위해서 새벽 일찍 남보다 먼저 우물의 물을 떠다 먹는 것이다. 여기서 샘이나 우물의 용신은 생명의 신으로서 성격을 가진다. 전국에서 전승되는 용못[龍沼]이나 용우물[龍井]에는 용이 은혜를 갚으려고 비를 내리어 황무지를 옥토로 만들었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이는 농경의 신으로서 용신이 숭앙되었음을 말해 주는 자료라고 본다.

강이나 바다에는 용신이 있고 용이 있는 용궁은 보배가 많은 곳이라는 설화가 많다. 『삼국유사』 수로부인(水路夫人)조에 해룡(海龍)이 수로부인을 납치하였다가 여러 사람이 모여 「해가(海歌)」를 부르자 돌려보냈는데 수로부인은 바다 가운데 칠보궁전(七寶宮殿)이 있다고 했다. 거타지설화(居陀知說話)나 작제건설화에서도 서해 용왕이 사는 용궁에는 많은 진기한 보물이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같은 용왕신앙은 불교나 도교의 영향으로 형성된 것으로 생각된다. 바다에는 물고기를 다스리고 파도를 주관하는 용왕이 권역별로 존재하는데, 사해용왕(四海龍王)이라고 하는 용신은 도교의 신의 위계와 직능의 영향을 받아서 형성된 관념이라고 본다. 바다의 용왕은 배를 부리며 바다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중요한 신으로 숭앙되었다. 고기를 잡아 생활하는 어민들이나 무역을 위해 항해하는 사람들은 모진 파도와 싸워야 했고 파도를 일으키고 잠재우는 용왕신을 신성시하여 용왕제를 지냈다.

용왕이 신성시되면서 용왕의 가족인 용자나 용녀가 인간계에 출현하고 용궁의 보물을 얻은 사람이 발복(發福)을 한다는 설화가 많이 전승되었다. 합천 해인사 창건과 관련된 해인(海印)의 유래나 공지천 유래 등의 설화는 용자를 구해 주고 용궁에 들어가 보물을 얻어온 이야기이다. 이처럼 용신신앙은 용궁이라는 신비의 이계(異界)를 설정하기도 하였다. 용신은 재래의 수신과 불교와 도교의 용신이 습합되어 형성된 신으로 국가수호신으로서, 그리고 왕실의 조상신으로서 국가적 차원의 제향의 대상이 되었고, 농경을 보호하는 강우의 신으로서, 풍파를 주재하는 바다의 신으로서 수천 년간 농어민의 폭넓은 숭앙을 받아 왔다.

참고문헌

『삼국사기(三國史記)』
『삼국유사(三國遺事)』
「문학적 제재로서의 용의 변용」(김대숙, 『국어국문학』 100, 국어국문학회 1988)
「백제 용신설화의 성격과 전개양상」(정병헌, 『구비문학』 1집 한국구비문학회,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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