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본(卒本)은 중국 랴오닝성 환런현에 있던 고구려의 첫 번째 도성이다. 오녀산성과 하고성자토성 등 고구려시대의 성 유적과 함께 고력묘자촌 고분군, 상고성자 고분군, 망강루 고분군 등 고구려 초기의 돌무지무덤 고분군이 밀집해 있다.
졸본은 고구려 시조 동명성왕(東明聖王, 서기전58~서기전19)이 처음 도읍을 세운 곳이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이 땅이 기름지고 아름다우며, 산하가 험하고 견고하다고 전한다. 중국 랴오닝성〔遼寧省〕 환런현〔桓仁縣〕 일대로 비정되는데, 이 지역은 험준한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 지형으로서 혼강과 그 지류를 따라 넓은 충적 대지가 펼쳐져 있다.
환런현 일대에는 오녀산성(五女山城)과 하고성자토성(下古城子土城) 등 고구려시대 성 유적과 함께 망강루(望江樓) 고분군, 상고성자(上古城子) 고분군, 고력묘자촌(高力墓子村) 고분군 등 고구려 초기의 돌무지무덤 고분군이 밀집해 있다.
환런현 지역 내에서도 동명성왕이 도읍을 세운 구체적인 위치에 관해서는 사료마다 달리 전한다. 『삼국사기』는 주몽이 비류수(沸流水)가, 즉 강에 가까운 평지에 자리잡았다고 전하는 반면, 「 광개토왕릉비」는 추모(주몽)가 비류곡 홀본(졸본)의 서쪽 산 위에 도읍을 건설했다고 전하고, 이규보의 「 동명왕편」에는 골령(鶻嶺)이라는 높은 산에 성곽과 궁실을 지었다고 전한다.
한편, 『 위서(魏書)』는 주몽이 흘승골성(紇升骨城)에 거취를 마련했다고 전한다. 이에 따라 졸본 도성의 구조, 흘승골성의 위치, 흘승골성과 졸본과의 관계 등에 대한 여러 가지 해석이 있다.
골령으로 비정되는 오녀산성을 졸본의 유일한 왕성(흘승골성)으로 비정하는 견해, 강가에 위치한 평지성 유적 하고성자토성을 졸본의 왕성(흘승골성)으로 비정하는 견해, 오녀산성을 왕성으로 보면서도, 산성에서는 일상생활이 어려우므로 평지의 중심지를 설정하는 견해 등이 있다. 단, 평지 중심지의 위치에 대해서는 하고성자토성, 고력묘자촌 일대, 나합성(喇哈城) 등의 이견이 있다.
오녀산성 등의 성 유적과 고력묘자촌 고분군 등의 고분군들은 고구려 초기 도성의 구조 및 경관, 나아가 고구려 초기 국가의 성격을 이해하는 데 많은 시사를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