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밀양시 단양면 구천리표충사에 있는 조선 후기의 불화. 26점. 비단 바탕에 채색. 1990년 경상남도 유형문화재(현, 유형문화유산)로 지정되었다. 19세기 작. 25점의 영정(影幀)과 1738년(영조 14) 작 감로탱화(甘露幀畫)가 사찰 내의 박물관 및 영각(影閣), 사당인 표충사(表忠祠)에 각각 봉안되었다.
임진왜란을 통해 휴정(休靜)과 유정(惟政)을 위시한 승병의 공헌이 입증되자 그들을 중심으로 하는 특정 문중에 속하는 승려들의 진영(眞影)이 활발하게 조성되었다. 특히 휴정 · 유정 · 기허(騎虛)의 진영을 받들어 모심으로써 당시 불교계는 입지는 확대되었다. 그리고 조정에서도 국가적 사업으로 그들의 추모관인 표충사(表忠祠)를 세웠다. 18세기 이후에는 각 지방으로 문중이 크게 확산되어 해당 사찰과 직접 관련이 있는 고승이나 주지 등의 진영이 많이 조성되었다.
이들 25점의 진영에는 화제(畫題)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인격이나 덕망에 대하여 그것을 기리고 추모하는 글인 찬문(讚文)을 써넣기도 하였다. 그리고 고승의 모습 대신 그 이름만을 쓴 위패의 그림(3점)도 있다. 25점의 영정의 형식은 의자상(6점)과 바닥에 가부좌한 상(16점)으로 구분된다. 문양을 그려 넣기도 한 벽면과 바닥을 장식한 돗자리를 배경으로 한 고승은 주로 불자(拂子)나 주장자(拄杖子 : 선사들이 좌선할 때나 설법할 때에 가지는 지팡이), 염주를 들고 있다.
각 진영의 주인공은 다음과 같다. 서산대사(西山大師) 사명대사(四溟大師) 기허대사(騎虛大師) 화담당대선사경화(華潭堂大禪師敬和) 기암당대선사(奇巖堂大禪師) 연파당대선사(蓮坡堂大禪師) 위당신헌(威堂申櫶) 덕암당부활(德庵堂富活) 학암당원정(鶴巖堂圓政) 월파당천유(月坡堂天有) 신암당영순(愼庵堂永詢) 인월당원민(印月堂圓旻) 용허당(聳虛堂) 경파당조안(景坡堂詔岸) 용악당대선사(龍岳堂大禪師) 묵담당영일(默潭堂永一) 밀암당대성(密庵堂大成) 관월도경수(冠月都景修) 혜운당격천(慧雲堂擊天) 설송당(雪松堂) 화월당봉우(華月堂奉宇) 태허대사(太虛大師) 포허당찬명지위(包虛堂璨溟之位) 금담당 · 환월당지위(錦潭堂 · 幻月堂之位) 약봉당영희지위(藥峯堂永希之位)이다.
1738년 작 감로탱화는 크기 세로 198㎝, 가로 176㎝로, 감로왕인 아미타불이 육도(六道) 가운데 하나인 아귀의 세계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여 극락세계로 인도하여 준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화면 상단부는 불 · 보살중(佛 · 菩薩衆), 중단부는 영가천도의례(靈駕薦度儀禮)인 반승(飯僧) 장면이 인간 세계에서 펼쳐진다. 하단부는 아귀상(餓鬼像)을 중심으로 지옥도(地獄道) · 풍속도(風俗圖) 등이 펼쳐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