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이록(靈異錄)
첫째, 세속적 권력과 부귀로 상징되는 병부상서 소운성, 둘째, 정도(正道)에서 벗어난 요사한 술법의 상징인 장천사, 셋째, 옥황상제, 즉 하늘의 섭리를 거역하는 업룡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작품 구조에는 작가의 세계관이 용해되어 있다. ‘영이록’이라는 표제에서 암시하는 바와 같이, 작가는 천상적 비의와 현묘한 도리에서 우주질서의 원리를 찾고 있는 것이다. 지상세계에 시현되는 일체의 현상이나 생성, 변화는 모두 천의(天意)의 구현일 뿐이다. 이 하늘의 뜻을 거역하려 할 때는 무서운 혼돈과 파국으로 귀착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작가의식의 핵을 이룬다. 학계에는 이 작품이 「소현성록」의 파생작이라는 견해와, 그에 대한 반론이 함께 제기되어 있는데, 「소현성록」의 파생작이라는 명확한 근거는 아직 찾아볼 수 없다. 이 작품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