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지방 무속신앙에서 중요시되는 감악산에 있었던 신사로, 이 지역 주민들에게 감악산은 ‘감박산’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삼국사기』 잡지 제사조에는 소사(小祀)의 하나로 ‘감악(鉗岳)’이라 쓰여 있는데, 『고려사』나 『동국여지승람』에는 ‘감악(紺岳)’·‘감악(紺嶽)’으로 표기되어 있다.
감악산은 신라 때부터 명산이며 무속의 신산(神山)의 하나로, 『태조실록』에 의하면 조선시대 궁중에서 이 산에 춘추로 별기은(別祈恩)을 지냈다고 한다. 산정에는 약 3m 높이의 비석이 있어 그것을 속칭 ‘빗돌대왕’이라 부른다.
주민들에 의하면, 대왕신이 비스듬히 갓을 쓰고 있기 때문에 ‘비뚤어진 돌’, 즉 ‘빗돌’이라고 하며, 또한 ‘갓바위’라고도 하는데 이것은 갓을 썼다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빗돌’은 비석의 속칭이기도 하다.
중부지방 무속의 열두거리굿 가운데 산마누라거리 무가(巫歌)에서 ‘감박산 천총대왕’이라는 산신 이름이 나오고, 문헌에는 당나라 장군 설인귀(薛仁貴)가 죽어서 산신이 되었다고 한다. 이 산에는 감악사(紺岳祠)를 비롯하여, 운계사(雲溪寺)·신암사(神巖寺)·봉암사(鳳巖寺) 등의 당과 절이 있는 바, 중부지방에서 주요한 신앙처의 구실을 한다.
특히, 주변의 양주·포천·고양·적성·파주·교하·연천 지방에서는 감악산을 신산으로 여겨 신앙하는데, 봄·가을로 무당에게 의뢰하여 이 산의 산신을 맞아 굿을 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가리켜 ‘산을 쓴다’고 표현한다. 산을 쓰면, 자식이 없는 사람은 자식을 낳을 수 있고, 또 자식 있는 경우에는 수명 장수 한다고 믿는다.
굿을 할 때 산신을 맞는 제차(祭次)는 산정에서 하지만, 자식의 수명장수를 비는 제석(帝釋)거리는 산정에서 약 30m 아래의 우물이 있는 우물당에서 한다. 이 산은 민간무속에서만 모신 것이 아니라, 궁중무속에서도 제사지냈던 곳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