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사람을 저승으로 보내는 씻김굿에서 흰 무명이나 베로 열두개 또는 일곱 개의 매듭을 만들어서 한쪽 끝을 기둥에 매어 고정시킨 뒤 무녀가 다른 끝을 쥐고 무가를 부르면서 잡아당겨 푸는 의례이다.
‘고’는 매듭을 말하는 것이므로 고풀이는 매듭을 푼다는 뜻이다. 또, 흔히 이를 해원(解寃)이라고도 하는데 ‘고’가 한이나 원(寃)을 뜻하는 고(苦)의 의미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며, 두 경우 모두 고통이나 원한을 푼다는 뜻을 지닌다.
곧, 죽은 이가 생전에 매듭처럼 맺힌 한을 풀고 자유로운 존재가 되어 저승으로 가기를 비는 의례인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는 사람이 죽으면 시신을 묶고, 그 위에 절대로 풀 수 없다는 동심결(同心結)이라는 매듭으로 완전히 결박을 지운다.
이는 죽음을 부정한 것으로 보고 죽은이의 악령이 인간에게 해를 끼치지 않게 하려는 심리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고풀이는 이러한 악령, 즉 망령의 상태에서 깨끗한 존재, 저승에 안주하는 자유로운 존재로 재생 또는 부활시키는 상징적인 의미도 있다.
즉, 고풀이를 통하여 죽은 이의 부정(不淨)한 영혼을 씻어 무속의 신격 중의 하나인 조상신으로 승격시키는 의미가 있다. 고풀이는 현재 전라도 무속에서만 행하여지고 있다. 옛날에는 경상도 무속에서도 행해졌다고 전하지만, 전승 중단의 경위는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