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음을 밖으로 터뜨릴 때 다음에 이어갈 모음의 성대진동 사이에 무성(無聲)의 거친소리[噪音]를 동반한 음이다. 유기음(有氣音)·대기음(帶氣音) 혹은 거센소리라고도 한다.
실제 무기폐쇄음의 조음(調音)에서는 성문은 닫히고 성대는 다음 모음의 실현을 위하여 진동을 시작할 준비를 하는 데 반하여, 격음 즉 유기폐쇄음의 조음에서는 성문이 열려 있으며 다음 모음의 실현을 위한 진동을 시작하기 전에 잠깐 동안의 시간이 유지된다.
그 시간에 숨이 조음을 내면서 흘러나오는데, 이때의 호기는 마찰음으로서 지속적이며 지속되는 동안 성문은 열려 있다. 따라서 격음, 즉 유기음과 무기음의 차이는 입안의 조음(噪音)과 후두조음(喉頭調音)의 시간적 차이에서 온다.
다시 말하면, 닫힌 조음점을 터뜨리면서 많은 기음(氣音)이 나오고 목청의 운동이 일어나는가의 여부와, 닫힌 조음점을 터뜨림과 동시에 일반적인 적은 기음만이 나오고 목청의 운동이 있는가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국제음성기호로는[p]·[t]·[k]/[{{%263}}]·[{{%264}}]·[{{%265}}]/[{{%146}}]·[{{%189}}]·[{{%183}}]로 구별하는데, 약한 기음은[‘ ], 강한 기음은[{{%204}}]로 나타낸다.
격음 즉 유기음은 또한 유성유기음과 무성유기음으로 나뉜다. 범어(梵語)의 bh·dh·gh와 같은 음은 파열에 잇따라 나는 호기에 성대진동을 수반하는 유성유기음이며, 전술한 [{{%146}}]·[{{%189}}]·[{{%183}}]는 성대진동이 없는 무성유기음이라 칭한다.
무기음에도 무성무기음과 유성무기음이 있는데, 무성무기음은 폐쇄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성문이 닫혀 있다가 밖으로 터뜨릴 때 기음이 섞이지 않는 소리, 즉 외파와 후속하는 모음 사이에 호기가 들리지 않고, 외파할 때 호기 없이 잇달아 모음이 나오는 소리이다.
이에 반하여 폐쇄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에도 잇따라 성대진동을 가지며 파열한 뒤에도 완전한 성대진동을 계속하는 음을 유성무기음이라 한다.[p]·[t]·[k]는 전자에,[b]·[d]·[g]는 후자에 해당된다.
국어의 격음은 파열음(破裂音)인 ㅍ·ㅌ·ㅋ과 파찰음(破擦音)인 ㅊ이 있으며, 이들 격음이 어두(語頭)에서는 호기가 길고 센[{{%146}}]·[{{%189}}]·[{{%183}}][{{%199}}]로 발음되고, 모음 사이에 위치하면 호기가 다소 약화되어[{{%263}}]·[{{%264}}]·[{{%265}}]·[{{%266}}]로 발음된다.
조음위치로 보아 ㅍ[{{%146}}]는 양순음(兩脣音), ㅌ[{{%189}}]는 치조음(齒槽音), ㅋ[{{%183}}]는 연구개음(軟口蓋音), ㅊ[{{%199}}]는 경구개음(硬口蓋音)이다. 이처럼 국어에는 무성유기음만이 존재하고 유성무기음은 존재하지 않는다.
한편, 국어에서 격음 ㅍ·ㅌ·ㅋ·ㅊ은 연음(軟音)인 ㅂ·ㄷ·ㄱ·ㅈ과 음운론상 기(氣)의 유무에 대한 상관적 대립을 형성한다. 즉, /ㅂ/ : /ㅍ/, /ㄷ/ : /ㅌ/, /ㄱ/ : /ㅋ/, /ㅈ/ : /ㅊ/의 4개의 상관적 짝을 이루며, 이 상관적 짝의 전체를 기의 상관이라 한다.
음운변화의 하나로서 연음인 ㅂ·ㄷ·ㄱ·ㅈ이 격음인 ㅍ·ㅌ·ㅋ·ㅊ으로 변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격음화(激音化)라고 한다. 격음화현상은 경음화현상과 마찬가지로 시대에 따라 말의 뜻과 느낌을 시대감각에 맞도록 생신감(生新感)을 주기 위해 말소리를 바꾸는 데서 일어난다. 이러한 변화는 어두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음절 사이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두가지로 나뉜다.
어두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주로 통시적인 변화에 속하는 바, 예를들면 ᄇᆞᆯ(臂)[p○l]→ᄑᆞᆯ→팔[{{%146}}al], 고(鼻)[ko]→코[{{%183}}o], 갈(刀)[kal]→칼[{{%183}}al], 자(順)[ca]→차[{{%199}}a]등이이에 속한다.
한편, 음절 사이에서 일어나는 격음화는 통시적인 변화와 공시적인 변화가 아울러 존재한다. 통시적인 변화의 예로는 다음과 같다. 녑발지(肋)[njəp-pal-ci]→녑팔지[njəp-{{%146}}al-ci],맛ᄃᆞ다(任)[mat-t○-ta]→맛ᄐᆞ(타)다[mat-{{%189}}a-ta],ᄉᆞᆷ기다(呑)[s○m-ki-ta]→ᄉᆞᆷ(삼)키다[s○m-{{%183}}i-ta],ᄆᆞᆫ지다(觸)[m○n-ci-ta]→ᄆᆞᆫ(만)치다[man-{{%199}}i-ta]등이 있다.
공시적인 변화의 예는 정서법(正書法)에 따른 실제 발음상에 일어나는 격음화이다. 좁히다[cop-hi-ta]→조피다[co-{{%146}}i-ta], 닫히다[tat-hi-ta]→다치다[ta-{{%199}}i-ta], 녹히다[nok-i-ta]→노키다[no-{{%183}}i-ta], 꽂히다[k○ot-hi-ta]→꼬치다[k○o-{{%199}}i-ta]등. 또한 공시적인 격음화 현상은 자음의 음상면(音相面)에서도 나타난다. ㅂ : ㅍ ; 반반하다→판판하다, ㄷ : ㅌ ; 단단하다→탄탄하다, ㄱ : ㅋ ; 감감하다→캄캄하다, ㅈ : ㅊ ; 질벅질벅하다→칠벅칠벅하다 등이 있다. →경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