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5판. 436면. 1947년 을유문화사(乙酉文化社)에서 간행하였다. 이 책은 저자가 서문에서 밝혔듯이, 1942년 박문서관(博文書館)에서 펴낸 신라향가를 주석한 ≪조선고가연구 朝鮮古歌硏究≫의 속편이며, 주석의 대부분은 8·15광복 이전에 집필하여 발표한 것을 수합하여 증보하고 보완한 것이다.
책의 내용을 보면 책머리에 서(序)·범례(凡例)·인서목(引書目)이 있고, 본문에 들어가 서설(序說)·석주(釋注)·평설(評說)의 3부로 나누고 말미에 색인을 붙였다.
먼저 제1부에 해당하는 서설을 보면, ① 여대가요(麗代歌謠)의 일반(一斑)에서는 많은 고려가요가 망실된 사회적 배경을 지적하고, ≪고려사≫ 악지(樂志)의 소전을 중심으로 문인(文人)의 필록(筆錄)이나 후대의 가악(歌樂) 관계문헌을 섭렵하여 기록상에 나타나는 가명(歌名)과 그 해설을 소개하였다.
그리고 고려시대의 가요로서 우리말 노래의 원형을 간직한 ≪악학궤범≫에서 4편, ≪악장가사≫에서 10편(이 중 1편이 악학궤범과 중복)의 국문정착가요인 고려가요의 대강을 개관하였다.
② 여요개관에서는 앞서 대강을 개관한 고려가요를 가사가 전하는 것과 전하지 않는 것을 가려 그 전체 목록을 보이고, 기사방법(記寫方法)에 따라 각각 가요 편수를 통계적으로 분류하여 총편수 61편을 제시하였다. 다음은 작자·시대·제재(題材)의 세 방면에 걸쳐 자세히 살피고 있다.
제2부에 해당하는 석주에서는 총 61편 중, 가사가 전해내려온 21편 중 한글로 기사된 16편에 대하여 주석학적·고증학적 측면에서 어휘분석과 국어학적 해석을 시도하였다.
주석의 대상이 된 16편을 보면 한글로 기사되어 문자로 정착된 노래는 13편이고, 나머지 3편은 한자를 이용한 향찰식표기(鄕札式表記) 노래이거나 한문과 향찰식표기 혼용으로 된 노래이다. 이 책이 저술될 때만 하여도 한글로 정착된 고려가요를 전승한 문헌은 ≪악학궤범≫과 ≪악장가사≫에 실린 13편에 불과하였다.
그리하여 이 13편에 향찰식표기체 3편을 추가하여 16편을 주석의 대상으로 선정한 것이다. 그리고 배열은 원전 순서를 따르지 않고 내용상의 비중에 따라 배열하고 있다. 그 뒤 1950년대에 조선시대 악보(樂譜) ≪시용향악보≫가 발견되어 다시 한글로 정착된 8편의 고려가요를 찾았으나, 이에 대한 증보 주석판은 나오지 않았다.
제3부에 해당하는 평설에서는 고려가요 중 <가시리>와 <서경별곡> 2편을 선택하여 저자의 유려한 필치로 비평과 감상을 전개한 것인데, 읽는 이로 하여금 소박한 우리 선민들의 생활감정을 읊은 고려가요의 진수를 맛볼 수 있게 하는 명문장이다. 끝으로 말미에는 어휘·이두·음운·어법·인명·관명·지명·건명의 순으로 각종 색인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