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언고시로 『동문선』 권4에 전한다. 서경천도(西京遷都)와 대화궁(大花宮)의 창건을 풍자한 뜻이 함축되어 있다.
서경천도와 대화궁 창건계획은 묘청(妙淸)의 음모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묘청은 서경의 임원역(林原驛)에 대화세(大花勢)가 있으니 대화궁을 지으면 천하를 통일할 수 있다고 하여 인종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였다.
그러나 김부식은 묘청의 음모를 알고 천도계획을 저지시키는 데 앞장섰다. 이 시는 김부식의 이러한 심정이 잘 부각되어 있다.
“요임금의 뜰은 낮기가 석자이련만/천년이나 그 덕을 남겼고/진시황의 성은 만리나 되나/이대 만에 나라를 잃었으니/고금의 역사 가운데/참으로 본보기가 될 만하다/수나라 양제는 어이 생각지 못하고/토목공사로 백성들의 힘 빼었던고(堯階三尺卑 千載餘其德 秦城萬里長 二世失其國 古今靑史中 可以學觀式 隋皇何不思 土木竭人力).”
내용은 국왕이란 백성을 헤아려서 선정을 베풀면 후세에까지 칭송을 받지만, 백성들을 괴롭히면 곧 망한다는 것을 전제하면서 대화궁의 창건을 당장 중지해야 한다는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이 시는 토목 공사의 잘못을 꼬집는 일종의 풍자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