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려 때 정법사(定法師)가 지었다고 전하는 한시. 오언고시로 『해동역사(海東繹史)』 권47과 『대동시선(大東詩選)』 권1에 전한다.
정법사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전하지 않고, 다만 『해동역사』에는 정법사가 고구려인이라고만 밝혔고, 『대동시선』에서는 “정법사는 고구려의 승려인데 일찍이 후주(後周)로 들어가서 그곳 표법사(標法師)에게 종유(從遊)하였다.”라고만 되어 있다.
이 시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형석은 하늘에 우뚝 솟고/평호는 사방으로 틔었네/바위 뿌리는 언제나 물결에 씻기는데/나무 끝은 우거져 바람에 나부낀다/잔잔한 물 위에는 그림자 잠기고/자욱한 노을 속에 붉은 봉우리/군봉 밖으로 홀로 솟아서/흰 구름 사이에서 으젓하구나(逈石直生空 平湖四望通 巖隈恒灑浪 樹杪鎭搖風 偃流還淸影 侵霞更上紅 獨拔群峰外 孤秀白雲中).”
이 시의 문학사적인 의미는 첫째, 형식이 오언으로 되었다는 점이다. 시사적(詩史的)으로 볼 때 오언 한시는 7세기 무렵에 나타나게 되는데 「영고석」이 바로 그러하다. 이 시기에 나온 「여수장우중문(與隋將于仲文)」시나 「치당태평송(致唐太平頌)」도 물론 오언이다.
둘째, 시의 내용이 개인의 서정을 읊었다는 사실이다. 신요(神謠)와 민요(民謠)를 거쳐서 개인 서정의 한시는 7세기 무렵에 나타나는데 「영고석」에서 바로 그러한 서정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