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말기 헌강왕 때 최광유(崔匡裕)가 지은 한시. 칠언율시 10수로, 『동문선』·『명현십초시(名賢十抄詩)』 등에 전한다. 최광유에 대해서는 최치원(崔致遠)과 같은 시대에 당나라에 유학하여 빈공과(賓貢科)에 급제하였다는 것과 이 작품 외에는 다른 자료는 발견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진사제(進士第)에 합격하기 이전에 당나라 서울 장안에서의 봄날 느낌을 서정화한 것이다. 장안에 봄이 돌아와 꽃들이 곱게 피고 푸른 버드나무에 꾀꼬리가 우는 호시절인데, 시인은 대조적으로 형설의 뜻을 이루지 못해 지치고 피곤하여 나날이 늙어가고 있다고 하면서 과거급제의 어려움, 그 각고와 고민을 표출하고 있다.
시풍은 만당풍(晩唐風)의 영향을 받은 듯, 기상이 모자라고 애상적인 맛이 짙다. 당시까지 오언시가 주류를 이루었는데 신라 말기에 와서야 칠언시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 시는 그 당시의 칠언율시라는 데 문학사적 의의가 있다.